[서울=뉴스핌] 이웅희 문화스포츠 전문기자=올해 역시 롯데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지 못했다. 2026년 가을야구에 재도전하는 롯데는 천군만마를 기다리고 있다. '제2의 이대호'라 불리던 내야수 한동희(26)가 돌아온다.
한동희는 롯데 팬들에 애증의 선수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입단 당시 이대호의 후계자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입대하기 전인 2024년까지 6년 동안 톱클래스 선수 대열에 올라서지 못했다. 한화 붙박이 3루수, 4번타자로 자리잡은 노시환(25)과 비교됐다.

3년 전인 2022년 시즌이 한동희의 베스트 시즌이다. 129경기를 뛰며 첫 3할 타율(0.307)을 기록했고, 14홈런과 65타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 타율은 0.223까지 떨어졌다. 장타율도 0.304로 다시 떨어졌다. 한동희는 2024년 14경기만 뛰고 입대했다.
1군에서 갈팡질팡 자리를 잡지 못하던 한동희는 입대 후 퓨처스리그(2군)에서 잠재력을 제대로 터트렸다. 올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385타수 154안타), 27홈런, 115타점, 출루율 0.480, 장타율 0.675, OPS(출루율+장타율) 1.555를 기록했다. 역대급 퍼포먼스로 '2군 배리 본즈'라 불렸다.
롯데는 올시즌 팀 타율 3위(0.267)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 홈런은 75개에 그쳤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홈런을 채우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13개)만 홀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롯데가 거포 유망주 한동희를 애타게 기다린 이유다.
한동희는 비록 2군이지만 20홈런을 넘어섰다. 올시즌 롯데 타선의 화력을 고려하면 한동희가 장타 갈증 해소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승엽(23), 고승민(25), 윤동희(22) 등 젊은 선수들도 자극을 받아 성장할 수 있다.

물론 1군 무대는 2군과 다르다. 수준 차가 존재한다. 다만 한동희는 2군에서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한동희가 좋다고 해서 직접 가서 봤다. 확실히 배트스피드가 좋아졌고, 임팩트 순간 힘을 싣는 방법을 느낀 듯 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 스윙을 하는 모습도 예전과 확실히 달랐다"면서 "투수 수준 차가 있는 만큼 1군에서도 퓨처스리그처럼 하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 2할 중후반대 타율을 치며 5~6개의 홈런을 빠른 페이스로 기록한다면 한동희가 이전과 다른 시즌을 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해 역시 아쉬움을 곱씹었다. 거포 부재도 큰 고민이었다. 마침 한동희가 각성해 돌아온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한동희 복귀와 함께 다시 한번 가을을 바라본다. 한동희 역시 1군 첫 2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도, 한동희도 '도전'이라는 화두로 2026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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