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세영이 연말 왕중왕전에서 자신의 유일한 대항마로 알려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조별리그부터 맞붙게 됐다. 전인미답의 여자 단식 시즌 11승에 도전하는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격돌로 A조는 단숨에 '죽음의 조'가 됐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17일(한국시간)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에 출전한다. 한 시즌 동안 각 종목 월드투어 포인트 상위 8명만 출전하는 이 대회는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까지 5개 종목의 왕중왕을 가리는 무대이다.

안세영에게 이번 대회 최대 변수는 토너먼트가 아니라 오히려 조별리그가 됐다. 13일 조 추첨 결과 안세영은 야마구치(4위), 인도네시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5위), 일본의 미야자키 도모카(8위)와 한 조에 묶였다. 조별리그에서 상위 2명만 4강에 오르는 만큼 매 경기가 메달권 싸움과 직결되는 구조다.
야마구치는 B조의 중국 왕즈이(2위), 한웨(3위)보다 세계랭킹은 낮지만 시즌 내내 안세영과 함께 여자 단식을 양분한 대표적인 라이벌이다. 공격 전개와 템포 조절, 노련한 랠리 운영 능력을 앞세워 안세영을 상대로도 꾸준히 접전을 펼쳐왔다. 통산 전적은 15승 15패로 동률이며, 올해는 지난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한 번 만나 야마구치가 안세영을 누르고 우승했다.
BWF는 "여자 랭킹 1위 안세영은 올 시즌 11번째 우승에 도전하지만, 세계선수권 챔피언 야마구치와 같은 조에 편성되어 쉽지 않은 출발이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안세영은 미야자키와 첫 판에서 만난다.


항저우에서 열린 조 추첨 행사에서 주최 측은 불투명 공 대신 붉은색 접이식 부채에 선수 이름을 적고 펼쳐 A·B조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전통과 퍼포먼스를 살린 연출이었지만, 안세영 입장에서는 그 부채가 가장 까다로운 조를 끌어안게 한 셈이다. A조에는 야마구치 외에도 성장세가 가파른 와르다니, 무서운 기세로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는 미야자키가 포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안세영이 우승할 경우 2019년 남자 단식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운 단일 시즌 11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남녀 통틀어 시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운다. 이미 10승으로 여자 단식 사상 첫 두 자릿수 우승 고지를 밟은 만큼, 역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걸린 무대다.



한국 배드민턴은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단식뿐 아니라 복식에서도 '역사 쓰기'에 나선다. 남자복식에선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조가 출전해 역시 시즌 11승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탄탄한 수비와 빠른 전환, 코스 공략 능력을 앞세워 '철벽 듀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자복식에선 김혜정-공희용, 백하나-이소희 조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