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8일 DB증권은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중심의 주식시장 구조를 감안할 때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과거 닷컴 버블 시기와 달리 AI 산업은 참여를 위해 막대한 시설 투자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소형 기업이 신기술 기대감을 기반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종목 장세는 주식시장 상승세가 중반을 지난 시점, 신기술 산업이 분화되는 과정에서 소형 기업들까지 '새로운 기회'를 기대하며 주가가 광범위하게 상승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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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강 연구원은 "닷컴 버블 당시에는 인터넷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투자 비용이 크지 않아 다수의 기업이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확장을 시도할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중소형주 강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늘날 AI 산업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GPU·데이터센터·전력·망 인프라 등 초기 비용이 매우 높아, 사실상 글로벌 빅테크 기업만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중소형 기업이 AI 사업 로드맵을 발표하더라도 현실적인 투자 여력을 시장이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 점이 AI 버블 시기에 종목 장세가 힘을 받기 어려운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적 부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닷컴 버블 당시에는 코스닥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종목 장세가 뚜렷했지만, 현재 AI 중심의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구조적으로 코스피 대비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강 연구원은 "AI 버블 생성~소멸 기간 전체에 걸쳐 이러한 상대 성과의 차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전략 측면에서 현재 시장은 종목 장세가 나오기보다는 대규모 설비 투자 능력을 갖춘 소수 기업 중심의 주도 장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실질적인 투자 여력이 확인되는 기업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nylee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