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판정 통해 콜옵션 확보…2025년 기준 약 349억 규모 인수 추진
본업 매출·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관세 우려도 효율성으로 돌파
스캇 3분기 매출 15% 증가·재고 30% 축소…회복 조짐 주목
완전 지배 후 신제품 전략·전기자전거 확대 계획…장기 성장성 관건
업계 "회복 시 밸류에이션 전환점…지연 시 재무 부담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영원무역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스캇(SCOTT) 지분을 전격 확대하며 장기 회복에 승부수를 던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전날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 결과를 통해 스캇 창업자 비아트 자우그가 보유한 지분(총 5,837,500주)에 대한 콜옵션 행사 권리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영원무역은 비아트 자우그가 들고 있는 스캇 지분 전량(약 583만 주)을 사들인다. 이 결정은 2025년 2월 6일 이사회에서 공식 확정됐으며 이후 영원무역이 ICC 중재 판정문을 11월 18일 수령하면서 최종 인수가격 산정 기준일도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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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무역 CI. [사진=영원무역 홈페이지 캡처] |
공시에 따르면 기준일인 2025년 2월 6일 기준 스캇 지분 전체의 가치는 약 349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스위스 프랑 1,908만여 원을 기준 환율에 적용). 영원무역은 이 중 75%인 약 262억 원을 일단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 25%는 중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에스크로 계좌에 보관한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영원무역은 현재 50.1%인 스캇 지분을 약 97%까지 끌어올리게 돼 사실상 회사 전체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스캇은 한때 팬데믹 시기 영원무역의 대표 성장 축으로 꼽혔으나 최근 실적 악화로 부담 요인으로 전환된 상태다. 2024년 기준 연결 매출은 9,536억 원, 당기순손실은 -2,10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자산총액 중 스캇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4.2%로, 영원무역 실적 및 자산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부진한 사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수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업계는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 전기자전거 시장 성장성을 고려한 장기적 투자로 분석하면서도 회복 여부에 따라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영원무역 본업인 OEM 부문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 2,0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12억 원으로 73.4% 급증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글로벌 소비 둔화와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우려했으나, 실제로는 아크테릭스 등 주요 브랜드 판매 호조와 신규 바이어 유입으로 OEM 주문량이 약 15% 증가하며 오히려 두 자릿 수 성장이 이어졌다. 물량 증가에 따른 효율화 효과로 OEM 부문 영업이익률(OPM)도 전년 대비 0.7%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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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달러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1% 늘었으며, 노스페이스·룰루레몬·엔겔버트스트라우스 등 주요 브랜드에 더해 아크테릭스 주문이 확대되면서 호주 지역 매출 비중도 15%까지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김나우 연구원은 "연말 쇼핑시즌 이후 글로벌 바이어들의 재고 리스톡킹이 본격화될 경우 OEM 성장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스캇 역시 재고를 30% 줄이며 점진적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결정이 단순한 지분 매입이 아니라 스캇 재건 전략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스캇 사업 부문에서도 재고 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영원무역은 지난 2015년 스위스 프리미엄 자전거 회사 스캇의 지분 과반(50.01%)을 취득해 관련 유통·물류 사업을 전개해왔다. 스캇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202억 원으로 직전 분기(-265억 원)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으며, 재고자산 역시 5,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완전 지배 이후 신제품 전략 리빌딩, 전기자전거 라인업 강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완전 지배 이후 신제품 전략 리빌딩, 전기자전거 라인업 강화, 공급망 효율화가 실행될 경우 OEM 외 장기 성장 축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회복 속도가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 관계자는 "스캇은 2025 모델 출시 등으로 시장 선도를 시도하고자 하며, 향후에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개발 및 SKU(Stock Keeping Unit) 합리화를 통해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