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오어·카이진 등과 기술도입 계약
R&D 비용 규모 1조원대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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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셀트리온이 최근 기술도입과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활발히 체결하며 신약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정진 회장이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신약 개발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오픈 이노베이션이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한 달 새 총 4곳의 기업과 잇따라 기술도입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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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셀트리온] |
지난 19일에는 국내 항체 기반 플랫폼 개발 기업 트리오어와 종양 미세환경 선택적 활성화 플랫폼 'TROCAD'에 대한 기술실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TROCAD 기술을 활용해 최대 6개 타깃을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 규모는 플랫폼 기술 접근료 10억원을 포함해 총 5220억원 규모다. 향후 연구와 임상 및 허가에 따라 마일스톤을 단계별로 지급할 예정이다.
트리오어의 TROCAD는 정상 조직에서는 비활성,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으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차세대 ADC 기술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올 초 ADC와 이중항체 등 차세대 항체 기반 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일부 항암 파이프라인이 이미 임상 1상에 진입하는 등 개발이 진척된 가운데, 트리오어 기술도입은 향후 파이프라인 폭을 넓히고 항체 기반 신약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달 초에는 미국 소재 바이오텍 카이진과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항체 기반 신약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은 카이진의 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인 KG006의 중국 및 일본을 제외한 독점적인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KG002의 전 세계 독점적인 글로벌 개발, 생산 및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총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판매 마일스톤 등을 포함해 최대 1조620억원으로 상업화 성공 시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순매출액의 5~10%를 지급하게 된다.
셀트리온이 확보한 후보 물질은 태아 Fc 수용체(FcRn) 기전을 기반으로 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TNF-α 및 IL 억제제 등 다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역량을 토대로 FcRn 억제제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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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테크바이오 기업 포트래이와 공간전사체 및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탐색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포트래이의 공간전사체 데이터베이스 및 AI 활용 분석 플랫폼인 'PortraiTARGET'을 활용해 공동으로 신약 표적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표적 최대 10종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해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및 이후 전 개발 과정을 맡는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을 포함해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8775만 달러(약 1259억원)이며, 제품이 상용화돼 판매가 개시될 경우 포트래이에 로열티를 별도 지급하는 조건이다.
국내 다중항체 개발 회사인 '머스트바이오'와 체결한 면역항암제 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에도 이목이 쏠린다. 계약을 통해 셀트리온은 PD-1 x VEGF x IL-2v 타깃 삼중융합단백질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 개발 및 글로벌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규모는 선급금을 포함해 최대 7125억원이다.
셀트리온은 기존 이중항체와 면역세포 활성 기술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PD-(L)1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삼중융합단백질 신약 개발을 통해 계열 내 최고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잇따른 기술도입·공동개발은 셀트리온이 신약 개발 체질을 본격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전날 열린 간담회에서 2027년까지 임상 단계에 돌입한 파이프라인 10종 이상을 포함해 20종의 신약 후보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면서도 많은 스타트업이랑 파트너십을 맺어 함께 후보물질을 찾아야 한다"며 "또 디지털 헬스케어, AI와 관련된 산업들도 커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하지 않는 것들은 같이 투자를 해서 사업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비용 규모도 기존 6000억원 규모에서 1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매출 대비 15%를 R&D 비용을 쓰고 있는데 내년에는 신약들이 1상 들어가는 제품 수가 늘어가고, 비만치료제 개발이 시작되기 때문에 8000억 정도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후년에는 (개발하는) 신약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1조원 이상의 R&D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