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조건·핵잠수함 문항 등 세부 검토 이어져
양국간 문구 조율 장기화로 관세 영향 받는 업계 우려
대통령실 "조만간 발표"…정부 "마지막 단계만 남아"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가 예고됐던 '합동 설명자료(Joint Fact Sheet·팩트시트)' 공개가 2주째 미뤄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통상·안보 분야에서 양국 간 문구 조율이 길어지면서 관세 영향을 받는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 협상 후속 문건을 포함한 팩트시트 초안을 마련했으나, 세부 문구 검토가 끝나지 않아 공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 팩트시트 발표를 추진했지만, 내부 검토 절차가 길어지며 발표가 2주째 늦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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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팩트시트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통상·경제·안보 분야 주요 합의를 공식화하는 문건으로 ▲자동차 품목 관세 적용 시점 ▲대미 투자 패키지 구조 ▲원자력추진잠수함(핵잠수함) 협력 조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문구별 해석 차이와 부처 간 의견 교환 문제로 조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특히 미국 측에서 안보 관련 항목을 함께 담는 방안을 놓고 국무부와 백악관 간 내부 협의가 이어지면서 통상문서 공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에서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상무부 간 조율이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합의문에 안보 사안을 함께 포함하는 전례가 드물어 각 부처가 문안의 해석과 책임 범위를 두고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일례로 핵잠수함 기술협력이나 핵심 광물 공급망 조항은 안보적 민감성이 커, 문장 하나에도 외교적 의미가 부여된다. 이 때문에 한미 간 실질 합의는 끝났지만, 최종 서명과 발표는 정치·외교 라인에서의 검증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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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2025.10.29 photo@newspim.com |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업계에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관세 인하 시점과 투자 조건이 공식화되지 않으면 기업의 투자 결정과 생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 업계는 세제 혜택이나 관세율 변동에 따라 연간 수백억 원의 손익이 달라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정부는 팩트시트 발표가 임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팩트시트 발표가 언제 이뤄지냐는 질의에 "날짜를 예단하지 않지만, 거의 마지막에 왔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캄보디아 출장을 마친 뒤 곧바로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회의 확대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나이아가라로 이동했다. G7에 참석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주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팩트시트 발표 일정에 합의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이번 관세협상에는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이 중 2000억달러는 현금 투자로 진행되며 연간 한도는 200억달러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부흥 프로젝트인 'MASGA(Make America Ship Great Again)'에 투입된다.
한국이 약속된 투자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관세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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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