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미국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재개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 복수의 소식통발로 보도한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무산의 배경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지난달 16일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하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하기로 합의한 이후 회담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현재 논의가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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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7월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15회 동아시아 정상회의 외교장관 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대화를 나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FT는 이러한 배경에는 러시아가 미국에 보낸 외교 문서 때문이라며, 문서 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한 요구가 담겼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협상할 의향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FT가 언급한 문서는 공식 문서가 아닌 '논페이퍼(non-paper)', 즉 비공식적인 초안에 불과하다"면서 "이 문서는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이후가 아니라 그 며칠 전 미리 전달된 것이다. FT가 제시한 사건 순서 자체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해당 문서는 양국 정상의 앵커리지 회담 때 논의된 내용을 미국 측에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으며, "당시 모든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진 않았지만,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연장선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 이후, 양국 외교·군사·정보당국이 함께 만나는 후속 조치가 계획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다음 단계는 미국 측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여전히 미국이 회담 장소와 시기를 제안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핵실험 문제가 대두한 것과 러·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가 지하에서 비밀스러운 핵 시험을 수행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미국의 우려 사항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미국 측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며 "그가 말한 것이 핵탄두 실험인지, 운반체(미사일) 실험인지, 아니면 핵 반응을 수반하지 않는 이른바 비임계(subcritical) 실험을 뜻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자의 경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상 허용되는 범위지만, 미국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2023년 푸틴 대통령이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면서 "만약 어떤 핵보유국이 실제 핵폭발 실험을 실시한다면, 러시아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