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류의 미래 바꿀 것"… 손정의, 투자 드라이브
"오픈AI 효과"… 주가 두 배 뛰고, 4대1 주식분할 단행
"투자 약속 과도"… '과잉 레버리지' 우려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본의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지분 전량을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에 매각했다. 손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오픈AI(OpenAI) 등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제2의 투자 라운드에 나설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11일(현지시간) "10월 중 엔비디아 주식 3200만 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통신사 T-모바일 지분 일부도 92억 달러 규모로 매각했다.
올해 2분기(7~9월) 소프트뱅크의 순이익은 2조5000억 엔(약 22조7500억 원)으로 동기(1조2000억 엔, 약 10조9200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시장 예상치(2070억 엔, 약 1조8800억 원) 크게 상회했다. 6개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3조7000억 엔(약 33조6700억 원)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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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뱅크 그룹의 창업자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사진=블룸버그]2024.10.30 mj72284@newspim.com |
이번 실적은 비전펀드의 회복이 견인했다. 비전펀드는 오픈AI와 페이페이(PayPay) 투자에서 2조8000억 엔 규모의 평가이익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오픈AI 투자가 수익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 "AI가 인류의 미래 바꿀 것"… 손정의, 투자 드라이브
손 회장은 AI를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기술"로 규정하며 소프트뱅크를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는 이미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 홀딩스와 대만 TSMC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위스 ABB의 로봇사업부를 54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오라클 및 오픈AI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 행보는 손 회장이 1990년대 인터넷 혁명, 2010년대 모바일·핀테크 시대에 이어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 "오픈AI 효과"… 주가 두 배 뛰고, 4대1 주식분할 단행
소프트뱅크 주가는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해 2만2000엔(약 20만2000원)을 돌파했다. 이는 오픈AI 투자로 인한 기대감이 직접 반영된 결과다. 손 회장은 일본 내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또 이날 회사는 4대1 주식분할을 발표했으며,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소프트뱅크 측은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주주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CLSA의 올리버 매슈 애널리스트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1조 달러로 가정하면 소프트뱅크 주가는 여전히 자산가치 대비 25%가량 할인 거래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만9000엔으로 제시했다.
그는 "챗GPT 제작사의 재편이 마무리되며 소프트뱅크의 2차 투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열렸다"며 "AI 관련 자산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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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와 챗GPT 로고 [사진=뉴스핌DB] |
◆ "투자 약속 과도"… '과잉 레버리지' 우려도
일부에서는 손 회장의 투자 속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ST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깁슨 애널리스트는 "오픈AI에 대한 시장 수요가 이미 정점을 지났을 수 있으며, 소프트뱅크의 자금 약속 규모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올해 28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은 조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1130억 달러의 투자 약속 중 절반 이상(585억 달러)이 미조달 상태"라며 "추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비전펀드 자금 전용이나 통신 자회사·ARM 지분 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소프트뱅크가 8% 이상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채권시장이 이미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주식시장은 아직 그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비디아의 주가는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매각에도 불구하고 10월 중순 이후 약 180달러대에서 210달러대까지 상승하며 세 달 만에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