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매출, 예상 밑돌아… 구조조정 여파도 부담
"유럽 시총 1위 기업"서 추락… 주가 반토막
美 멧세라 인수 경쟁… 화이자와 '정면충돌'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덴마크 제약 대기업 노보노디스크가 비만 및 당뇨 치료제 시장의 경쟁 격화와 가격 압박 심화를 이유로 성장 전망을 또다시 낮췄다.
노보노디스크는 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위고비와 오젬픽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가이던스를 네 번째로 조정했다.
3분기 순이익은 200억 덴마크 크로네(약 31억달러)로, 팩트셋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201억2,000만 크로네)에 부합했다. 그러나 회사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8~14%에서 8~11%로,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을 4~10%에서 4~7%로 각각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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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노디스크의 로고가 새겨진 유리벽 [사진=블룸버그통신] |
노보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유럽장 초반 4.5% 급락했다가 장 후반 1.7% 상승으로 반등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44.8% 하락하며 고전 중이다.
◆ 위고비 매출, 예상 밑돌아… 구조조정 여파도 부담
주력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03억5000만 크로네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213억5000만 크로네)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5년 1~9월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959억 크로네를 기록했으나, 약 90억 크로네의 구조조정 비용이 없었더라면 증가율은 21%에 달했을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마이크 두스타르 노보노디스크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9개월간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GLP-1 계열 치료제의 성장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가이던스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내 약 100만 명의 환자들이 우리의 비만 치료제를 사용 중이며, 이는 전체 시장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며 "모두가 이 시장 점유율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 "유럽 시총 1위 기업"서 추락… 주가 반토막
한때 유럽 시가총액 1위였던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급락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 내 경쟁 심화와 더불어 미국의 의약품 가격 규제·관세 정책, 주요 임상시험 부진, 경영진 교체 등 악재가 잇따랐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으로 낮춘 반면, 독일 베렌베르크는 "노보가 불확실성의 정점(peak uncertainty)에 도달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베렌베르크는 보고서에서 "노보노디스크의 탁월한 성장성과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성과는 동종 기업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정당화한다"고 평가했다.
◆ 美 멧세라 인수 경쟁… 화이자와 '정면충돌'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미국 비만 치료제 바이오기업 멧세라의 인수를 추진하며, 경쟁사 화이자의 제안을 뛰어넘는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했다.
화이자는 노보노디스크의 인수 시도를 "반경쟁적 행위"라며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보 측은 "화이자의 주장은 근거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이번 인수 제안은 모든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환자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멧세라 측은 노보노디스크의 수정 제안이 화이자의 조건보다 "더 우월하다"고 밝혔다.
두스타르 CEO는 덴마크 본사에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는 성사시킬 자신이 있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파이프라인은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치료받지 못한 수억 명의 환자들을 위해서는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멧세라가 보유한 후보물질은 우리의 기존 제품군과 상호 보완적"이라며 "인수가 성사되면 이를 통합해 시장을 넓히고,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