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우승 뒤에는 수비진 중심을 잡은 베테랑 홍정호, 김영빈의 헌신이 있었다.
거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이 정규라운드 마지막인 33라운드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다. 통산 10번째 우승이자 4년 만에 K리그1 왕좌에 복귀했다. 동시에 최강희 감독 시절 이후 7년 만에 파이널 라운드 돌입 전 완성한 조기 우승이기도 했다.
![]() |
[서울=뉴스핌] 전북 현대 홍정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13 thswlgh50@newspim.com |
K리그1 최다 우승에 빛나는 전북이지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맛본 뒤, 힘겹게 잔류에 성공했다. 덕분에 이번 시즌 전북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은 정상에 다시 올랐다. 이 배경에는 탄탄한 수비에 있다.
전북은 33경기에서 27실점만을 기록하며 리그 최저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59실점으로 가장 많은 골을 허용한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33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경기당 0.82골에 그친 실점률과 무실점 경기 수도 13경기로 K리그1에서 가장 많다.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은 고정된 포백을 가동했다. 홍정호, 김영빈이 중앙에서 서고 김태환과 김태현이 측면에 위치했다. 2018년 전북에 입단한 뒤, 꾸준히 팀의 후방을 지켜온 홍정호는 시즌 내내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뽐냈다. 1989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의 우승을 이끈 일등 공신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 |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수비수 홍정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0.21 thswlgh50@newspim.com |
올 시즌 전만 해도 2022년 19경기, 2023년 22경기, 지난 시즌 19경기로 전체 일정의 3분의 2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이 원인이었다.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나이로 인해 재도약은 불가능한 미션 같았다.
포엣 감독 체제에서 홍정호는 보란 듯이 살아났다. 시즌 초 잠시 흔들리던 전북은 홍정호가 부상에서 돌아와 수비 중심을 잡은 3월 30일 FC안양전을 기점으로 빠르게 정상 궤도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 홍정호는 올 시즌 첫 경기에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팀을 하나로 만들며 무실점을 이끌었다. 포옛 감독도 우승 여정의 시발점이었다고 떠올린 경기다.
홍정호는 33경기 중 27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주축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전성기 수준은 아니어도 노련하면서도 영리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고, 듬직한 수비 리딩으로 포백을 이끌었다. 여기에 베테랑으로서 경기장 안에서 목소리를 내어 동료들이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았다. 실력과 더불어 내부 결속까지 책임진 셈이다.
![]() |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전북 김영빈이 상대 선수와 경합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0.21 thswlgh50@newspim.com |
홍정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리그 최소 실점에 기여한 김영빈은 1991년생으로, 그 역시 안정감 있는 수비로 전북의 우승을 도왔다. 올 시즌 앞두고 전북이 김영빈을 영입할 때 모두가 의문을 품었다. 1991년생으로 올해 34세가 된 그의 나이가 원인이었다. 국가대표 단골 수비수도 아닌 김영빈을 영입하면 수비 라인 노쇠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랐다.
걱정을 뒤로 하고 김영빈은 포백의 핵심, 기둥 역할을 해냈다. 수비적인 면은 물론이고 후방에서 정확하면서도 템포를 살리는 빌드업을 구사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까지 했다. 올해 가장 성공적인 영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 |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전북의 박진섭(왼쪽부터), 홍정호, 김영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0.21 thswlgh50@newspim.com |
가운데서 중심을 잡자 측면 자원인 김태환과 김태현도 활력을 찾았다. 김태환은 왕성한 체력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오른쪽 공수를 책임졌다. 김태현도 기동력과 적극성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한 칸 앞쪽에 있던 박진섭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후방이 단단히 묶이니 득점력도 살아났다. 33경기에서 57골로 12개 팀 중 가장 많은 득점을 터뜨렸다. 전진우와 송민규가 측면에서 수비 부담을 줄인 채 과감한 돌파를 즐겼다. 공격 성향이 짙은 김진규도 자신 있게 전방에 나설 수 있었다. 전북의 뒤를 지키는 구성원의 힘이 올 시즌 전북을 가장 높은 곳으로 인도한 것이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