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정제마진 3~6달러 대비 최근 13달러 '고공 행진'
SK이노베이션·S-Oil, 상반기 수천억원대 적자에서 흑자전환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올해 상반기에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봤던 국내 정유사들이 하반기엔 다소 숨통을 틀 전망이다.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반기 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상반기보다 두 배 이상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 강세 배경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상호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의 석유제품 생산 감축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3분기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국내 정유사들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최근 배럴당 13.9달러까지 오르며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배럴당 3~6달러를 오갔던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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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사진=뉴스핌 DB] |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정유사 이익의 핵심지표로 꼽힌다. 배럴당 4~5달러의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추정된다.
최근 정제마진이 개선된 배경으론 미국의 상호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중국의 생산 감축 등이 꼽힌다. 주요 석유제품 중 경유의 핵심 공급국인 러시아의 정유설비를 우크라이나가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정제처리량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미국 핵심 설비가 화재 등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일부 정유소가 폐쇄되거나 폐쇄를 앞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 리스크 완화와 중국과 러시아, 유럽 등 주요 국의 생산 감축 등의 요인으로 정제마진이 하반기들어 뚜렷한 개선세"라며 "3분기까지는 드라이빙 시즌 영향, 4분기는 국제유가 약세 흐름 속에 겨울철 연료 수요 증가로 당분간 정제마진은 강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석유화학사업 불황 영향에 적자폭이 확대됐다. 1분기 446억원에 이어 2분기 4167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 2분기 유가 및 환율하락 등 영향으로 3440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 유가 약세 전환에도 정제마진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 설비 공격 이후 공급 타이트 및 난방 성수기를 앞둔 재고축적 움직임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석유 수출국 기구의 감산 완화 기조 이행으로 국제유가는 약세를 시현하고 있지만, 정제마진 강세가 해당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