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규제로 주담대 등 가계대출 상승세 꺾여
주택시장 다시 꿈틀, 아파트 가격 오름세 확대
후속 대출 규제안 검토, 연말 대출대란 우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6.27 규제로 하반기 은행권 대출이 경직된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문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잠잠했던 주택시장이 최근 다시 꿈틀거리고 있어 정부가 후속 규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최소 연말까지는 적극적인 가계대출 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가계대출 잔액은 764조949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조1964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4762억원 감소 이후 8개월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6조7536억원, 7월 4조1386억원, 8월 3조9251억원 등 최근 3개월간 15조원 폭증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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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 DB] |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은 1조3135억원으로 지난해 10월 1조923억원 이후 11개월만에 가장 적은 규모로 나타났다. 8월 주담대 증가폭이 3조701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새에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6.27 대책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지만, 업권에서 추석 이후에 추가적인 규제안이 나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가계대출, 특히 주담대를 더욱 강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9% 상승하며 직전 주 0.12%보다 오름세가 커졌다. 9월 첫째주 0.08%를 시작으로 0.09%, 0.12%, 0.19% 등 상승폭 자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업권에서는 대출규제만으로는 주택시장을 안정화 시키는 건 한계가 뚜렷하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전세자금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하는 방안과 현재 6억원인 주담대 한도를 추가적으로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달 29일 취임 후 첫 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부채 안정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추이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경우에는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전세자금DSR의 경우 실수요 차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은행권이 대출심시기준을 더 강화해 자체적으로 대출규모를 제한하는 방식을 계속 유도하고 있다.
이미 은행권은 하반기 대출 공급 총량을 상반기 대비 절반으로 감축한 상태다. 이를 위해 비대면 대출을 대거 제한하고 일부 은행은 대출모집인 제도를 잠정 중단하는 등 총량 관리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후속 규제까지 거론하며 가계대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한 9.7 부동산 공급대책에 대한 시장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도 악재다.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고 대출규제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총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주담대 등 대출 심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 건 맞다"며 "실수요자 피해가 없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