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탈식민주의와 생태문학 지평 확장으로 심사위원회 높은 평가
[원주=뉴스핌] 이형섭 기자 = 토지문화재단은 2025년 제14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인도 출신 미국 작가 아미타브 고시를 선정했다.
심사위원회는 고시가 탈식민주의 문학과 생태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자연을 포함한 하위 주체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담아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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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박경리문학상, 인도 출신 '아미타브 고시' 선정.[사진=박경리문학상위원회] 2025.09.19 onemoregive@newspim.com |
박경리문학상은 2011년 토지문화재단이 제정한 세계 작가상으로,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수여한다.
올해 심사는 약 1년간 진행됐으며, 29명의 세계 작가 중 살와 바크르(이집트), 아미타브 고시(인도), 존 밴빌(아일랜드) 3인이 후보로 선정됐다. 최종적으로 아미타브 고시가 수상자로 결정됐으며, 박경리문학상위원회도 이를 승인했다.
아미타브 고시는 1956년 인도 콜카타 출생으로, 탈식민주의, 디아스포라, 인도 및 남아시아인의 정체성, 여성 억압, 기억과 역사, 정치적 투쟁, 사랑과 상실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왔다.
대표작으로는 1986년 첫 장편소설 '이성의 원', 1988년 '그림자 선', 2000년 '유리 궁전', 19세기 인도와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 아이비스 3부작('양귀비의 바다', '연기의 강', '불의 홍수') 등이 있다. 특히 아이비스 3부작에서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인도의 카스트 제도와 남성 중심 문화를 비판하며, 절망 속에서도 평등과 자유에 대한 희망을 그렸다.
또한 고시는 2021년 논픽션 '육두구의 저주'에서 기후변화와 지구 위기의 근본 원인인 제국주의의 폐해를 고발하며, 생기론적 관점에서 지구 구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의 작품은 역사, 철학, 과학, 문학, 민족지학을 아우르며 다층적 서사와 다양한 언어 재현으로 초국가적 상호텍스트성을 보여준다. 시간의 비선형적 구성으로 역사와 현재의 연속성을 구현하며, 탈식민주의와 정체성 탐구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제14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은 10월 23일 강원도 원주 호텔인터불고에서 수상자 아미타브 고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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