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두 가지 책무 위험 균형 맞춰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고용의 하방 위험이 나타나 연준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두 가지 책무 달성 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앞으로 위험이 없는 리스크-프리 경로가 없다고도 말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단기 위험은 상방으로 쏠려 있고 고용 위험은 하방이라 어려운 상황"이라며 "두 가지 위험은 위험이 없는 경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이 할 일은 물가 안정과 낮은 실업률을 위해 우리 두 가지 책무 양측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4.00~4.25%로 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낮춘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완만히 제한적(modestly restrictive)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고용의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은 우리 목표를 달성하는 위험의 균형을 변경했다"며 "내가 아직 완만히 제한적이라고 보는 이러한 정책 기조는 우리를 잠재적인 경제 전개에 대응하기 좋은 입지에 놓이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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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9.24 mj72284@newspim.com |
고용시장에 대해 파월 의장은 노동 공급과 수요가 모두 감소했다면서 덜 역동적이고 다소 약한 고용시장에서 고용의 하방 위험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국의 일자리 창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비농업 부문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월 3만 건을 밑돌았다. 지난 3월까지 발표된 신규 일자리 수도 91만 개나 하향 조정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일자리 창출이 실업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중반의 40년간 최고치에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효과가 점차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기 시작하면서 물가 상승의 위험 역시 되살아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며 "우리는 더 높고 더 오래가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신중히 평가하고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을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아닌 일시적 물가 상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우리가 너무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이며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나중에 이를 되돌려야 할 수 있다"며 "우리가 과도하게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하면 노동시장이 불필요하게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