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결핵 환자, OECD 38개국 중 '2위'
노숙인·정신질환 동반으로 환자 '기피'
국·공립병원 협력 강화, 방어선 역할↑
질병청, 결핵 안심벨트 참여기관 '확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내 결핵 환자 수가 1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과 외국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비중은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 의료기관들이 격리 시설 부담과 환자 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수용을 꺼리는 가운데 정부는 공공 의료기관 간 협력 체계인 '결핵안심벨트'를 확대해 의료 사각지대를 정면 돌파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서울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결핵안심벨트 출입기자단 아카데미'에서 "보건 건강 문제들은 의료 기술이나 과학 기술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노력을 통해 닦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속 확장해 치료비 지원 사업 기준으로 500명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결핵환자, 외국인·고령층 비중 증가세…민간 병원 수용 '난항'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만성감염증이다.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 병이 진행돼 폐의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흉막을 침범했을 때는 흉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항결핵제만 꾸준히 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결핵에 의해 감염된 폐에는 다양한 형태로 그 후유증이 남는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결핵환자 수는 1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2011년 결핵환자는 5만491명이었으나 2024년 결핵환자는 1만7944명으로 64.5% 줄었다. 신환자 수도 2011년 3만9557명에서 2024년 1만4412명으로 줄고 사망자 수도 2011년 2364명에서 2024년 1347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의 결핵 환자 발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위를 차지한다. 사망률은 3위다. 특히 결핵 환자는 고령층과 외국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서 늘어나고 있다. 10만명당 결핵 환자 비율에 따르면, 결핵 환자 중 건강보험을 받는 환자는 30.5명이지만 의료급여를 받는 환자는 132.4명으로 4.3배 차이가 난다. 65세 이상 결핵 환자 비율은 2020년 48.5%에서 2024년 58.7%로 늘었고 외국인 결핵 환자 비중은 2020년 5.2%에서 2024년 6%로 늘었다.
이승은 질병청 감염병정책국 결핵정책과장은 "2025년 초고령사회가 본격 진입함에 따라 고령층의 결핵 발생과 사망 비중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체류 외국인 지속 증가로 외국인 결핵환자 비중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결핵 발생이 노숙인이나 노인 등에서 발생하다 보니 환자들이 조현병이나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도 많다. 병원 입장에서는 엄격한 음압 격리 시설을 갖춰야 하는 부담과 다른 환자들의 기피 시선 때문에 결핵 환자 수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서해숙 서북병원 진료부장은 "이러한 환자들은 본인이 왜 약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전혀 못 하고 있다"며 "진료가 어렵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한 명의 환자를 보는데 10명을 상대하는 것 같다 보니 다른 의료기관에서 환자 기피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질병청, 결핵안심벨트 참여 기관 확대…치료 접근성 '높이고' 사각지대 '완화'
질병청은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결핵안심벨트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 결핵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국·공립의료기관이 협력 체계(벨트)를 구축해 치료비, 간병비, 이송비, 영양간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질병청은 노인과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 검진'을 통해 결핵환자 사각지대를 좁히고 있다. 특히 기존 대상이 장기요양등급 3·4·5급을 받는 노인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 전체로 대상을 확대한다.
이 과장은 "병원으로 찾아오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결핵검진을 시행하고 있는데 1년에 18만건의 찾아가는 결핵 검진을 하고 있다"며 "노숙인들이 생활하는 시설에서 입소 전에 결핵 검진을 하면서 발견되는 사례들이 있어 결핵 환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병원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핵환자가 발생하면 국립중앙의료원은 환자가 결핵안심벨트의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인지 확인한다. 간호사, 의사 등으로 구성된 민간의료기관 전원협의체에서 환자의 사례를 두고 전원이 가능한 병원을 선정한다.
질병청은 취약계층 결핵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결핵안심벨트참여기관을 17곳에서 20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민간의료기관 전원협의체도 3개에서 6개로 늘릴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 사업은 청에 소중한 사업"이라며 "현장의 질문을 정부가 놓치지 않고 화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공공 의료 토대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만큼의 성과가 났다"고 했다.
임 청장은 "보건 건강 문제들은 의료 기술이나 과학 기술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노력을 통해 닦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속 확장해 치료비 지원 사업 기준으로 500명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