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분쟁·기후위기 해법 제시…"방법은 더 많은 민주주의"
"AI 악용은 인권 침해 그림자"…국제 규범 촉구
남북관계 원칙 천명…"흡수통일·적대행위 없다"
"K-컬처가 전 세계 연결"…연대·상생 통한 글로벌 리더십 강조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회복의 경험과 역사를 국제사회와 나누는 선도 국가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유엔이 표방하는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올해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아 한국 현대사와 유엔의 궤적을 겹쳐 놓으며 "대한민국은 유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온 나라"라고 강조했다.
또 "친위쿠데타로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대한국민의 강렬한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며 "지난 겨울, 내란의 어둠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뤄낸 '빛의 혁명'은 유엔 정신의 빛나는 성취를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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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기아·분쟁·기후위기 해법 제시…"방법은 더 많은 민주주의"
이 대통령은 세계 곳곳의 무력분쟁, 기아, 기후위기 등을 거론하며 해법으로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할 방법도 다르지 않다"며 "같은 문제를 겪는 모든 국가가 이곳 유엔에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는 '다자주의적 협력'을 이어 나갈 때, 우리 모두 평화와 번영의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유엔80 이니셔티브'에 기대를 표하며, 안전보장이사회의 대표성 확대와 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AI 악용은 인권 침해 그림자"…국제 규범 촉구
이 대통령은 첨단기술이 안보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AI 시대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닌다면 기술 악용으로 인한 인권 침해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지 못한 채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라는 디스토피아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내일 안보리 의장으로서 주재하는 공개토의 자리가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촉진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와 관련해선 "올해 안으로 책임감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하여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톹령은 2028년 칠레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유엔 해양총회에서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 연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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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남북관계 원칙 천명…"흡수통일·적대행위 없다"
이 대통령은 대북 메시지에서도 명확한 원칙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라며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접근법에 대해선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K-컬처가 전 세계 연결"…연대·상생 통한 글로벌 리더십 강조
연설 말미에서 이 대통령은 "국경과 언어, 문화적 차이를 넘어 K-컬처가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고 있다"며 "연대와 상생, 배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열어낸 대한민국은 지속 가능한 미래, 인류의 새 역사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이라는 한반도의 새 시대를 향해,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의 길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맨 앞에서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