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검토보고서…"기재부 기능 분산 역행"
환경부 개편안도 에너지·자원 기능 분리 우려 적시
헌법에 검찰총장 규정…검찰청 폐지 위헌 논란도
국민의힘 '반발'…민주, 25일 본회의 강행 처리 예고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는 기획재정부(기재부) 힘 빼기와 검찰청 해체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검토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은 자칫 기재부가 힘 빼기가 아닌 기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명시하고 있다.
22일 정순임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대표 발의)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재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등 조직을 개편할 시 우려되는 점이 설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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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금융위원회 해체 등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진=대통령실] |
정순임 수석전문위원은 기재부 개편 방안과 관련해 "기획예산처 및 재정경제부 체제에서는 예산권이 뒷받침되지 않은 재정경제부의 정책조정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국내 금융 정책을 재정경제부로 편입하는 것은 기재부 기능 분산에 역행하며 2008년 이전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변경할 때 우려되는 점으로는 먼저 에너지(환경부)와 석유 등 자원(산업통상자원부) 기능 분리를 꼽았다.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정순임 수석전문위원은 기후에너지부로 통합한 영국과 달리 독일은 기후와 에너지 통합 부처에 대한 비판으로 통합 전으로 돌아간 사례가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검찰청 폐지 등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은 헌법에 규정된 직위로 률로 검찰청을 폐지하는 방안은 헌법 질서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 ▲수사·기소가 자칫 사법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제시했다.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로 둘 경우 행정안전부에 수사 권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경찰청·국가수산본부·중수청)을 우려했다. 특히 3개 기관 수사 기능도 중복될 수 있다는 점도 적시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검찰 권력 민주적 견제 기능 강화, '정치적 수사' 등 불공정 수사 예방 등 순기능도 담겼다.
기재부 산하 통계청을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처로 승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유관 부처 간 기능 중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예컨대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안부 등 데이터 정책 유관 부처와 역할이 겹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마련한 정부조직 개편을 이행하려면 정부조직법 등 총 643개 관련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여러 부처를 개편하는 만큼 각 상임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졸속 처리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조직을 빨리 개편해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게 민주당 논리다. 이에 행안위는 민주당 의원 주도로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