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장 착공·LS마린솔루션 유증 등 대규모 자금 수요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수혜주…주가 상승 기대
LS마린, 상반기 매출 1115억…분기 최대 실적 경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2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LS전선이 교환 대상으로 자회사 LS마린솔루션 주식을 설정하면서 회사의 성장성과 주가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기업인 LS마린솔루션은 전력망과 통신망 시공 실적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업체다. 이재명 정부에서 예정된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기업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EB 발행을 위해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환 대상은 LS전선이 보유한 LS마린솔루션 지분이며, 발행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4일 기준 LS마린솔루션의 시가총액은 약 1조2000억 원으로, 이번 EB 발행 규모는 전체 지분의 1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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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사진=LS전선] |
LS전선의 EB 발행 추진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투자와 맞물려 있다. LS전선은 지난 4월 약 1조 원을 투입해 미국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미국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글로벌 해상 풍력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미국 내 전력 인프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자회사 LS마린솔루션도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해저케이블 포설선 신규 건조를 결정했으며, 재원 확보를 위해 지난달 4178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 단가는 2만1350원으로, LS전선은 2000억원의 단기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모두 2909억 원을 납입했다. CP를 통한 자금 조달까지 병행한 셈이다.
특히 교환 대상인 LS마린솔루션의 주가 상승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올 상반기 1115억원을 매출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매출 520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LS빌드윈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효과다.
수주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최근 안마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공 계약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매출(1303억 원)의 5배 수준인 약 6500억 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향후 대규모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LS는 제주~전남 구간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해저케이블 시공 경험을 가진 국내 유일 기업으로, 세계적으로도 장거리 해저 HVDC 케이블을 상용화한 여섯 곳 가운데 하나다.
LS마린솔루션의 주가는 4일 종가 기준 2만2950원이다. 지난 6월 52주 최고가 3만3800원에 비하면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 초와 비교하면 54%가량 오른 가격이다. 향후 주가가 교환가액을 웃돌면 교환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경우 LS전선은 현금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와 해외 해상풍력 시장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전날 공시를 통해 "(EB 발행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