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유출에 따른 불안심리 작용"
"세제개편안 주가 하락·개미투자자 반발"
정청래 대표, 언론 개혁 의지 강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정청래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후 '1호 법안'으로 방송법 개정안을 선택한 것은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 및 세제 개편안 발표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가운데 본회의 접수 안건 순번에 따라 방송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먼저 처리할 예정이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이사회 수를 11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KBS·MBC·EBS 이사회의 경우 사장추천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KBS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엔 성별·연령·지역 등을 고려해 100명 이상의 위원이 포함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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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상정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고 있다. 2025.08.04 pangbin@newspim.com |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단과 오찬 자리에서 논의가 있었는데 방송법을 우선 안건으로 처리하자는 여야 대표단의 공통된 건의가 있었다"며 "여야 건의를 수용해 방송법을 우선적으로 상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백승아 민주당 대변인은 "전략적으로 어떤 것을 먼저 하느냐 고민이 약간씩은 있었지만 새로운 당대표께서 언론 개혁에 대한 큰 의지가 있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나 2차 상법개정안이 아닌 방송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처리하기로 한 배경에는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이나 주가 하락 등의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김형주 세명대 특임교수는 이날 YTN 뉴스UP에서 "7월 말에 한미 관세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그래도 국민들이 보기에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거나 해외로 유출 가능성이 많다는 심리적 불안정성이 있고 그러다 보니 성공적 관세협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빠졌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불안심리가 있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같은 경우 갈등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당과 대통령실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법으로 방송법을 먼저 상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한미 관세협상이 이뤄지고 세제 개편안이 발표됐는데 그에 대한 국민들, 특히 개미투자자의 반발과 실망이 터져나오면서 주식이 급락했다"며 "그 때문에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개정안을 강행하는 것에 부담이 생기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증시가 급락하고 국회 전자 청원 사이트에는 반대 청원이 올라오는 등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정애 민주당 신임 정책위의장은 "세제 개편안 관련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두루 살피겠다"며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최선을 다해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