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타협 의지 없어"…강경 대응 예고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결렬을 맞았다. 특히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협상 타결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와 사측은 전날 경기도 이천캠퍼스에서 '2025년 10차 임금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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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M14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노조는 이날 공식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회사가 기존 제안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타협의 의지도 없었다"며 "10차 교섭을 끝으로 임금협상이 공식적으로 결렬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경 투쟁의 최종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주된 요인으로는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지목된다.
양측의 핵심 쟁점은 PS 기준 조정이었다. PS는 SK하이닉스가 연간 영업 실적에 따라 연 1회 지급하는 성과급으로, 연봉의 최대 50%(기본급의 1000%)까지 책정될 수 있다. 2021년부터는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올해 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바탕으로, 기본급의 1500%에 해당하는 PS와 자사주 30주를 구성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 수준이 충분치 않다며, 더욱 강화된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영업이익 10% 전체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이번 교섭에서 실적 연동형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한 성과급 개선안을 다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영업이익 10% 내에서 당해 연도 지급 한도를 새로 설정하고, 그 초과분 규모와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년 반복되는 성과급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구성원 보상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앞서 8차 교섭 당시에는 PS 상한선을 기존 1000%에서 1700%로 올리고, 초과된 영업이익 10% 재원의 절반은 PS로, 나머지 절반은 회사의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제시된 바 있다.
이번 10차 협상에서는 이와 같은 기존안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의지도 피력했지만, 노조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의 유연한 입장 변화에도 조합에서 일방적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초 구성원에게 약속한 대로 새로운 PS 기준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