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메모리 부진 영향…3Q 반등 기대
LG전자 이어 삼성도 '바닥 통과' 진단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반도체 부진과 미국 관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증권가는 이번 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과 함께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줄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 |
삼성그룹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 깃발 [사진=뉴스핌DB] |
이번 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지연과 파운드리(위탁생산) 부진이 발목을 잡은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비디아향 HBM3E 출하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며 반도체(DS) 부문 실적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000억원 수준이다. HBM 출하 감소와 파운드리 저가동 영향이 크다.
스마트폰(MX) 사업은 비수기에도 신제품 갤럭시 S25 엣지 효과와 원가 절감 덕에 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량은 5600만대로 예상치를 소폭 웃돈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SDC)도 갤럭시 출하량 선방에 50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더딘 회복력과 더불어 후행적 비용 요인이 발생한 결과로 MX 사업부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재차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통상정책 변화와 관세 비용 부담이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 역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한 영업이익(6391억원)을 공시한 바 있다. 업계는 미국의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가 가전제품 원가에 부담을 준 데다, 소비심리 둔화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훼손됐다고 분석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HBM 매출액의 회복 시점이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 속, 다른 사업부의 실적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HBM 수요가 엔비디아를 넘어 확대되며 3분기 D램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따라 DS 영업이익은 4조원대로 두 배 이상 늘고, 전체 영업이익도 8~8.7조원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며 "메모리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개선된 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메모리사업은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 및 관련 재고 충당이 발생했으며 라인 가동률 저하가 지속돼 실적이 하락했으나, 하반기는 점진적 수요 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축소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