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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주가조작 피해 보상 기금 나온다...'한국형 페어펀드'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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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공약집에 '공정배상기금' 도입 명시
제재금이 보상 재원…증권업계 부담 불가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라임, 옵티머스, 젠투 등 대규모 펀드 사고처럼 금융사기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한국형 페어펀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자본시장 공정질서 확립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불공정거래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함께 피해자 보상 장치로 '공정배상기금(페어펀드)' 도입을 공약했다. 국정기획위원회의 새정부 성장정책 해설서 '대한민국 진짜성장을 위한 전략'에 '불공정거래에 대한 벌금, 과태료 등으로 투자자 피해를 보상하는 한국형 페어펀드(공정배상기금) 도입 추진'이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지난 4월 '금융투자피해보상공사 설립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자본시장 내 반복되는 금융사고에 대응해 '금융투자피해보상기금'을 설치하고, 이를 운영할 전담 법인 '금융투자피해보상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사는 기금 운용은 물론 정부 위탁업무와 시장 감시 기능을 수행하며, 운영위원회·이사회 등 내부 통제장치를 갖추도록 했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재원 마련 방식과 운영 주체에 대한 이견으로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 의원안은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과 기금채권 발행, 국유재산 무상 대부 등의 조항을 담아 현실적 재정 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존 법안들과 차별점을 뒀다.

정치권과 정부가 동시에 피해 보상 구조 마련에 나선 것은 과거 수많은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구제 제도가 부재했던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DLF, 라임, 옵티머스, 젠투 등 대규모 금융사고 당시 피해자들은 대부분 금감원의 분쟁조정 절차나 민사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아야 했지만 이 과정에서 강제력 부족과 시간 지연 문제가 반복됐다.

라임 사태의 경우 초기 구제 결정은 사건 발생 후 약 1년 만에 이뤄졌고, 전체 피해자 구제는 4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 역시 일부 투자자만 수 개월 내 보상을 받았고 대부분 피해자는 현재까지도 배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위원회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판매사가 수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효력이 없었고, 피해자들은 최종 배상을 받기까지 수년의 소송 절차를 감수해야 했다. 일부 금융사는 자율 보상에 나섰지만 회사별 기준이 달라 형평성 논란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피해자 보상이 지연되거나 축소되면서 투자자 신뢰 훼손과 함께 신속하고 일관된 피해 구제 제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치권은 페어펀드를 통해 공적 피해보상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피해자 구제를 전담할 '금융투자피해보상공사'를 설립하고, 벌금·과징금·부당이득 환수금 등으로 보상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구조다.

다만, 페어펀드 제도가 실제 도입되더라도 충분한 보상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다. 이강일 의원은 "현재 과징금만으로는 충분한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공적자금 일부를 출연해 기금을 조성한 뒤, 과징금 및 환수금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재금이나 부당이득 환수금을 징벌적으로 더 많이 내도록 하면 기금 자체가 고갈되지 않고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페어펀드가 도입될 경우 증권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원이 법 위반 행위에 대한 벌금 및 과징금이나 불법 행위자의 부당이득 환수금으로 마련되기 때문에 금융사고에 연루된 증권사들이 사실상 기금 조달 주체로 작용하게 된다.

증권업계는 보상기금의 재원이 벌금, 과징금, 부당이득 환수금으로 조성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제재 이상의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과거에도 사고 발생 시 과징금을 납부해왔지만, 이 금액이 직접적으로 피해자 보상에 활용되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제재금이 곧 공적 책임과 대외적 부담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 입장에선 향후 유사 사고 발생 시 재무 손실뿐 아니라, 투자자 신뢰 훼손, 기금 기여자라는 낙인 등 전방위적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고위험 상품 취급 기준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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