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8000달러 선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28일 오후 12시 5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56% 내린 10만 8926.21달러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3.82% 상승한 2647.78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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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4시간 가격 추이 [사진=코인데스크 차트] 2025.05.28 kwonjiun@newspim.com |
간밤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관세 유예 발표 영향에 일제히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간밤 11만 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향해 다가섰다. 하지만 아시아 거래 시간대로 넘어오면서 아래로 방향을 바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기관들의 채택과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 등이 주목받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가격 지지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기관 투자자와 고래(1,000 BTC 이상 보유 주소)의 누적 매수세다. 지난 한 주 동안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 유입된 자금은 총 29억 달러에 달하며,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유입은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고래 주소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000 BTC 이상 보유한 지갑 수는 최근 1455개로 집계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고래들의 매집이 활발히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비트와이즈 유럽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장의 평균 축적 추세 점수는 최근 0.93까지 상승해 강한 누적 매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100~1000 BTC를 보유한 장기 보유자(LTH)들이 주도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고래들의 거래소 비트코인 출금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고래들은 12만 4000 BTC 이상을 거래소에서 인출했으며, 이에 따라 거래소 보유량은 전체 공급량의 14.9%까지 하락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 의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수급 기반의 상승은 과거 개인 투자자들의 FOMO(놓칠까 두려운 심리)로 촉발된 랠리와 달리, 지속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기관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명확한 포트폴리오 전략 하에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색 트렌드나 펀딩비 등 전통적인 과열 지표는 과거 대비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비트코인' 검색 점수는 37에 그쳤으며, 이는 2021년 11월 당시 최고치 100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편 거시경제 환경은 비트코인 시장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기대가 커지면서 유동성 기대감이 일부 살아났지만, 강한 노동시장과 물가 압력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촉구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은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시장은 28일 공개될 연방준비제도의 회의 의사록을 비롯해 이번 주 예정된 미국 1분기 GDP 잠정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근원 PCE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을 대기 중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