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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는 낯선 것에 다가가는 것" 노소영의 두번째 통큰 'ISEA'도전

기사입력 : 2025년05월16일 04:13

최종수정 : 2025년05월16일 23:09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25,서울유치
5월 23~29일 예술의전당,서울대 등서 열려
'동동'주제로 '함께하는 삶'성찰,예산 20억원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아트 행사인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 2025'가 오는 5월 23∼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서울대학교, 서강대학교, 한강 등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는 전세계 70여개국에서 1000명의 미디어 아트 전문가가 참여해 인류와 기술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고 교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ISEA는 1990년 네덜란드에서 조직된 국제비영리기구인 ISEA 인터내셔널이 매년 주최하는 페스티벌이다. 전자예술 창작과 이론,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각국의 전문가가 참가하는 세계적 권위의 문화예술·과학·기술 융합 심포지엄인 이 행사는 학술회의와 전시, 스크리닝과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 한국은 지난 2019년 광주에서 제25회 'ISEA 2019'를 개최한 데 이어 6년 만에 다시 개최국이 됐다.  

[서울=뉴스핌]세계 최대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발인 'ISEA 2025'를 개최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5.15 art29@newspim.com

올해 ISEA의 의장을 맡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4일 서울 효자동의 나비미래연구소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오랫만에 기자들과 만난 노소영 관장(64)은 "ISEA는 전세계 도시를 오가며 해당 국가의 예술과 과학, 미디어아트 전문가가 중심이 돼 펼치는 페스티벌"이라며 "원래 경쟁을 거쳐 개최지를 결정하는데 2019년 광주 행사가 호평을 받아 '한번 더 해보면 어떻겠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륙별로 순회하는 원칙에 따라 작년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2023년에는 파리에서 열렸다. 

노 관장은 "ISEA 인터내셔널로부터 제안을 받고 '죽어라 힘들었던 행사를 두번이나?'하고 망설였다. 그런데 서양 위주의 지적인 이벤트로 돌아가고 있는 요즘의 미디어아트를 아시아(한국)의 사상과 내러티브로 심화시킬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 단안을 내렸다. 'ISEA 2025'는 어렵고 딱딱한 학술제만 있는 게 아니라, 대중들이 즐길 만한 재밌고 신선한 프로그램이 많으니 놓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미 이 행사는 전세계의 전자예술, 디지털아트 연구자와 아티스트들 사이에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들은 한국과 서울에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며 "학술제와 페스티발이 열리는 5월 마지막주 서울은 국내외 미술전문가들로 들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올해로 30주년을 맞는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 2025의 공식포스터. 2025.05.15 art29@newspim.com

마침 노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는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았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 전시관에서는 물론이고, 옛 서울역(문화역서울284), 송도신도시 등에서 새롭고 획기적인 미디어아트 전시와 프로젝트를 개최해왔다. 또 미디어아트 연구와 출판, 교육도 전개하며 한국 미디어아트의 변화와 발전을 견인해왔다. 노 관장은 이번에 ISEA 2025를 주도적으로 디렉팅하며 동양의 주역에서 차용한 '동동'을 주제로 내세웠는데 서양 일변도의 미디어아트와는 또다른 결의 미디어아트가 어떻게 펼쳐지고, 어떤 담론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ISEA 2025는 아트센터 나비,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하며 국내외 주요 아트&테크 기관이 참여했다. 올해 ISEA의 주제는 '동동(Dong-Dong):크리에이터스' 유니버스'(Creators' Universe)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미디어아트 전문가들은 '동동'을 테마로 포스트휴머니즘, 동서양, 예술과 과학, 물질과 영성, 기술과 인간성에 관해 논의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예술의전당, 서울대미술관, 한강, 상수동, 그리고 서울시립사진미술관 등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ISEA 2025 행사내역및 안내도. [이미지 제공=ISEA 2025] 2025.05.15 art29@newspim.com

주제의 '동동'은 주역의 함괘에 나오는 '동동왕래 붕종이사'(憧憧往來 朋從爾思·어린아이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면 친구가 내 생각을 따른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날로 단절되고 대립되는 글로벌 정치·사회 속에서 '함께 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테마다. 문명·생명·미래·우주라는 4개의 부주제를 통해 '동동'의 정신이 확산되고 변용된다.

노 관장은 "'동동'으로 대표되는 동양의 지혜는 내게 큰 발견이었다. 동양이 역사나 문명으로나, 인구수로나 서양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 예술과 기술, 디지털 아트 분야는 서양이 거의 주도하고 있어 나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동동'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공모를 통해 ISEA 2025 전시 출품이 확정된 말리친 코르테스(CNDSD) 이반 아브레우의 작품. '프레(ㄴ)ㅏ투라_포노신', 2024. 3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생성형 AI, 가변크기. [이미지 제공=아트센터 나비] 2025.05.16 art29@newspim.com

행사의 메인은 학술 프로그램이다. 아트&테크놀로지 분야 세계적 학자 400여 명이 참가하는 ISEA 학술대회에는 3명의 연구자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김윤철 작가는 '트랜스매터링', 심상용 서울대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르브넝, 다시 돌아온 자', 뉴미디어 이론가 레브 마노비치는 '인공미학'을 주제로 발표한다. 또 인공지능(AI)과 인공생명, 디지털 사운드, 문화유산, 인간 너머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논문 발표, 포스터 세션, 패널 토론,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진다. 

사전 진행된 학술·아트 공모는 70여 개국에서 551건의 논문과 398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최종적으로 332건의 논문과 39점의 작품이 선정돼 학술논문은 서울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발표된다. 공모를 통과한 작품은 주최측이 초청한 작품 79점과 함께 총 118점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과 서울대학교미술관, 관허 코스모스홀에서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ISEA 2025 공동의장인 이중식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원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5.15 art29@newspim.com

ISEA 2025의 공동의장을 맡은 이중식 서울대 문화예술원 원장은 "올해 행사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같은 페스티벌과 비슷할 수 있지만 보다 응축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부 주제들에도 거론됐듯 지금 이 시대 미디어아트의 지형은 물론 미래까지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의 최고의 볼거리이자 하이라이트는 국내 최초로 한강 수상에서 펼쳐지는 24일 저녁의 개막식이다. 관객들이 서로의 손을 맞잡으면 어두운 강물이 빛으로 밝게 물들여지는 사일로랩의 미디어아트 '윤슬'이 펼쳐진다. '동동'이 유래된 주역의 "천지가 자리를 정하여 덕을 합한다"는 구절에서 착안해 서로 다른 존재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서로 보듬고 보완하는 '관계의 힘'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ISEA 2025의 의장으로 페스티벌의 개최 의미와 주제인 '동동'을 설명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5.15 art29@newspim.com

노 관장은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에서 관객들이 손을 잡아 만들어낸 온기는 빛의 반짝임으로 변해 남북의 단절로 끊어진 한강을 잇고, 갈등과 반목의 현실 속에서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 작업과 함께 사운드 아티스트 가재발이 전통 궁중음악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한 '수제천'도 더해진다. 정적인 흐름과 음의 여백, 미묘한 농현, 반복성을 전자악기의 질감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서울대미술관에서는 23∼29일 '굿모닝 미스터 오웰, 버전 2'(Good Morning Mr. Orwell Ver.2)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열린다. 기술과 예술이 통합된 창의적인 작품들을 통해 미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시로, 홀로그램, 인공지능, 블록체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품이 망라된다. 기술발전이 가져오는 사회적·문화적 변화에 대한 예술적 성찰을 담고 있는 이 기획전은 백남준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착안해 1984년에 시도한 인공위성 생중계 '굿모닝 미스터 오웰' 이후 40년간 전세계의 변화를 짚어보고, 다가올 미래를 조망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ISEA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심상용 서울대학교 미술관장(서울대학교 교수).서울대학교 미술관은 특별전으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 버전2'를 5월23~29일 개최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5.05.15 art29@newspim.com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은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상 뿐 아니라 인간의 사유까지도 정복하며 심한 불균형과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ISEA 2025를 기점으로 인간을 향한 인식을 심화하고, 예술의 역할에 대한 통찰력을 전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여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대행사로 사운드아트 공연도 열린다. WeSA와 함께하는 'Sound Seoul 2025'가 ISEA 2025의 협력프로그램으로 5월 26일 서울 상수동 Thila 공연장에서 열린다. 수십편의 사운드아트 응모작 중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7점의 작품이 선정됐다. 한국의 젊은 AV씬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한 관악문화재단 서초문화재단과 함께 지역 어린이와 청년예술가의 작품을 해외 참가자들에게 소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연계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ISEA 2025'의 초청작인 일렉트라의 작품 'EVM'. 2025. VR,프로토타입. [이미지 제공=아트센터 나비] 2025.05.16 art29@newspim.com

노소영 관장은 "ISEA 2025는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함께 질문을 던지는 '또하나의 시작'이다. 우리는 닫힘을 거부하며 호기심을 갖고 불확실한 상황에 머무르고, 관대한 마음으로 낯선 것들을 향해 다가갈 것이다. 아직 해답이 발견되지 않는 것들을 위한 공간을 청한다."고 밝혔다.

즉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열린 토론의 장', 새로운 '창작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마치 뮤지엄의 '미션 스테이트먼트'같은 노 관장의 이 말에서, 지난 25년간 흔치 않은 길인 '미디어아트 특화 미술관'을 이끌어온 뮤지엄 디렉터로서의 통찰과 성찰이 읽혀진다. 또한 이번 'ISEA 2025'에 스펙터클한 작품이며 신박한 논제들이 많이 나오겠지만 이를 내세우기 보다, '해답이 발견되지 않는 것들'을 위한 '공간'을 지켜내겠다는 다짐이 특히 돋보인다. 나비측은 ISEA 2025의 총예산이 20억원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한강 수상에서 5월 24일 저녁에 열릴 'IESA 2025' 개막식에서 선보여질 사일로랩의 미디어아트 '윤슬'. 관객들이 손을 맞잡으면 강물에 영롱한 빛이 물들어지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트다. [사진=아트센터 나비] 2025.05.15 art29@newspim.com

한편 아트센터 나비는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작년말 아트센터 나비와 25년을 함께 해온 한국미디어 아트의 중진 18명의 작업세계를 담은 책 '리:스펙트 한국 미디어아트 2000년 이후'(북코리아)를 출간하기도 했다. 강이연·권병준이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품세계를 '5가지 결정적 순간'이라는 질문 아래에 기록했는데, 시대의 관찰자 행위자 예언자로서의 미디어 아티스트를 조망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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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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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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