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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듣는다] ① 정준모 "파리 오르세 좋았다면 우리 근대미술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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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TV대담,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전 학예실장
'국립근대미술관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상임간사
진정한 선진국 되려면 근대미술관 설립 서둘러야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국민소득(1인당 GDP) 3만6000달러를 넘어선 선진국이지만 아직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국립근대미술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한 정준모 미술비평가는 한국이 명실상부한 문화강국이 되려면 '근대미술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해가 광복 80주년인 만큼 반드시 건립의 첫 삽을 올해 안에 떠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국립근대미술관(20세기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상임간사로 뛰고 있는 정 감독은 "문화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에서 근대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매우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국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 있으나 이 두 뮤지엄을 연결해주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게 국립근대미술관, 곧 20세기 미술관이다"라고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 TV의 특별대담 '리더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국립근대미술관(20세기미술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한 정준모 상임간사. 2025.03.28 art29@newspim.com

국민의 문화향유권과 직결된 미술관 건립 운동에 대해 정준모 감독은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쉽고도 상세하게 들려주고 있다(대담 내용은 유튜브의 뉴스핌TV를 통해 시청가능하다). 정 감독은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의 필요성과 현재 미술계에서 일고 있는 자발적인 움직임에 대해 소개했다. 대담은 독립 큐레이터이자 에듀케이터로 활동 중인 서지형 전시기획자가 맡았다. 대담 내용을 1,2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서지형=안녕하세요. 리더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는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를 진행할 큐레이터 서지형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한 사람들의 모임'의 상임 간사인 정준모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반갑습니다. 미술계에선 모르시는 분이 거의 없지만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정준모=저는 토탈미술관 큐레이터, 전시기획자 등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연구실장으로 10여 년간 일했습니다. 지금의 서울관이 만들어지기 전이라 과천 미술관에서 일했지요. 그리고 요즘은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상임간사로 뛰고 있습니다. 또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의 공동대표로도 일하고 있지요. 국내외 다양한 미술품의 진위및 시가감정, 그리고 미술시장 동향분석과 연구 등을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참, 미술 관련 현안에 대한 집필도 빼놓을 수 없네요. 이처럼 여러 일들을 하고 있지만 최근 가장 중요한 일은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하는 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 TV의 특별대담 '리더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국립근대미술관의 필요성을 역설 중인 정준모 상임간사(왼쪽). 오른쪽은 대담을 진행한 서지형 큐레이터. 2025.03.28 art29@newspim.com

서=근대미술관은 문화선진국에는 다 있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인가요? 설명을 부탁드려요.

정=근대미술관의 정의부터 해볼까요? 근대미술관은 근대시기 설립된 미술관입니다. 근대란 전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근대화되는 기점을 통해 급속도로 민주화가 진행되고, 공화정과 민주정이 되는 정치적인 변화와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산업화 기계화가 이뤄지고, 사람들의 생활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지는 시기를 일컫죠. 이 과정에서 모든 국가들이 자기 나라의 근대로의 변화, 즉 근대화 선진화를 강조하면서 근대미술관이 하나 둘 생긴 것입니다.

정=근대시기에 뒤쳐졌던 나라들은 대개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가거나 식민지로 전락하기도 하는 등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반면에 근대라는 세계사적인 흐름을 선도했던 나라들은 왕정을 끝내고, 민주화를 통해 근대국가로 진입합니다. 이같은 자부심에서 탄생한 게 근대미술관이지요. 당시 각국의 근대미술관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목표는 '근대 시기에 우리도 뒤쳐지지 않고, 근대의 발전단계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빙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그런 역사적 배경까지 알게 돼 흥미롭군요. 그러면 이 시점에서 한국의 국립근대미술관은 왜 꼭 필요할까요?

정=우리가 가장 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되고 나서 못한 것들 중 하나가 소위 과거청산이거든요.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부역한 친일의 역사라든가 이런 것들을 정리할 때 너무 정치적으로만 봤단 말이죠. 문화적인 어떤 완충지대 없이 정치적인 측면에서 청산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돌이키기 힘든 심적 상처를 입고는 했습니다. 이런 점이 오늘날까지도 한국 사회가 소위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극렬하게 대치되고 반목하는 문제들로 연결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서양의 다른 나라들, 근대국가가 성립되고 나서 만들었던 그 미술관을 통해 소위 문화적 예술적 관점과 시각으로 그런 것들을 단죄하고, 또 그렇게 했던 사람들에 대한 입장을 파악하고 때로는 포용하고자 하는 방법들을 찾았던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일제 강점기 이왕가미술관에서 열렸던 서양화 전시회 전경. [사진 제공=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2025.03.29 art29@newspim.com

정=결국 이 같은 완충지대와 복합적인 접근이 우리에겐 부족했습니다. 한국은  근대미술관이 일제시대 때는 '조선총독부 미술관'이 있었지요. 조선말 이 왕가에서 만들었던 '제국박물관' 그 다음에 이게 '이황실 박물관'으로 바뀌었죠. 이어 1930년대에 덕수궁으로 옮겨가서 덕수궁 석조전(지금 국립현대미술관이 쓰고 있는 덕수궁 서관)의 미술관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지어진 근대적 개념의 미술관 건물입니다. 이왕가 박물관이 하나 있고, 총독부에서 만들었던 조선총독부 미술관이 있었던 거죠. 이후 해방이 되면서 총독부 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이 됐고, 총독부 미술관이 국립미술관으로 바뀌게 됩니다.

당시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갖는 미술사적 의미 등에 대한 고찰이나 이해 없이, 단순히 '문화재(또는 작품)를 전시하는 공간'이라는 1차원적인 인식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러다보니 우리는 '근대미술관 없는 대한민국'이 돼버린 거고 해방80년이 지나도록 근대미술관이 없는 나라로 이어져온 겁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고 광복 80주년에 적어도 근대미술관을 새롭게 만들어냄으로써 우리의 어떤 '미완의 광복'을 완성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근대미술관을 세우자는 운동을 하고 있지요. 올해는 어떻게든 결론이 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 TV의 특별대담 '리더에게 묻는다' 정준모 감독 편에 질문자로 나선 독립 큐레이터 서지형 씨.  2025.03.28 art29@newspim.com

서=그렇군요. 오늘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는 2030 젊은이들에게 리더들이 이야기를 해주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저는 2030은 아니지만 역사 속에서 근대미술관이 왜 건립됐는지 왜 필요한지 역사적 사실과 당위성을 듣게 돼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궁금한 게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다면 정부에서 이런 일을 추진해야 되는데 미술비평가라든가 미술사가, 큐레이터들이  이 운동을 추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우리나라에서 정부가 중심이 돼 했던 사업 중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이 성과가 많아 늘 손꼽힙니다. 1960~70년대에 국가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그런 일들을 했을 때는 사회 엘리트층이 공무원들이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서 공무원들도 수준이 높지만 민간의 역량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허나 아직도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에 중점을 두다 보니 문화예술 쪽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지요.

사실 저는 오늘날의 한국문화, 특히 한국인들이 아주 자랑스러워 하는 'K컬처'라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아직 'K엔터테인먼트'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팝 문화를 낮춰보는 게 아니고, 반갑고 자랑스런 측면도 대단히 많으나 좀 더 수준높고 격조있는 문화예술 쪽도 세계 정상으로 치고 나가야 'K팝'이 'K 컬처'로 제대로 대접받으며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한 나라인데 거기에 걸맞는 문화예술에 있어야 '품격'이라는 게 생기거든요. 그런 점에서 민간에서 열심히 이런 운동을 하며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합니다. 문화부 등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서=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설립도 정 선생님을 비롯해 민간에서 주창을 하면서 세워지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정=언제나 '무엇이 꼭 필요하다'고 끈질기게 주창하고, 설득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정책이라는 게 나오거든요. 제 주변의 미술계 인사들이 힘을 합쳐 시작한 게 사실 지금 많은 분들이 즐겨 찾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입니다. 요즘은 남녀노소 아주 뿌듯하게 경복궁 건너 서울관에서 미술관문화를 즐기고 계시는데 사실 저희 민간에서 15년 넘게 목이 터져라 주장하고, 세미나를 열고 하면서 추진해 정부가 그걸 받아들여 설립한 겁니다. 비행기 몇대 안 뜨는 공항 만드는 거는 금방 금방 결정하는데 미술관 만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게 참 안타깝지요.

1950,60년대 신문을 보면 근대미술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고가 실려있곤 합니다. 80년 전부터 염원했던 일이 지금까지도 안 됐다는 건 시대착오적인 거고, 또 국가위상으로 볼 때 반드시 갖춰야할 것 중 하나가 국립근대미술관인데 아직 없다는 것은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얘기하기에 좀 낯 뜨거운 부분이지요. 그런 점에서 국립근대미술관이 꼭 필요하고 이제라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기차역사로 쓰이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개조해 전세계인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파리의 오르세 뮤지엄. 프랑스를 대표하는 근대미술관이다. 2025.03.28 art29@newspim.com

서=사실 꿈이라는 게 아주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뭔가 간절히 꿈꾸고 행동하면 이뤄지더라고요. 그래서 정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까 당위성도 이해가 되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채우는 문화운동이 중요하구나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3년 전에 만들어진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지금까지 해온 일이 궁금하군요

정=저희 모임이 지금까지 해온 일은 학술대회, 세미나, 토론회 등 많습니다. 국립근대미술관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널리 알리고 그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해서죠. 또 외국의 유명한 박물관 학자 등을 모셔다가 토론회도 여는 등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국립근대미술관이 만들어지면 소장 작품이 있어야 될 거 아니겠습니까?

서=물론 그렇죠.

정=그래서 우리 모임에서 요즘 작품을 모으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작품 기증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그동안에도 모임에서 조금씩 조금씩 뜻이 있는 사람들끼리 근대기 미술작품을 모으긴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근대기 화가들 예를들면 윤중식, 유영국, 장리석 같은 유명 작가들과 박영선(1910~1994) 같은 작고 작가들의 작품을 좀 모았습니다. 모임의 구성원들이 사비를 털어 그림을 수집하거나 미술경매에 나온 작품을 낙찰받기도 했습니다. 모두 자발적으로 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 근대미술에 대해 일반 대중은 몇몇 중요한 작가, 즉 박수근 이중섭 등을 제외하곤 잘 몰라요. 유명 화가 외에도 많은 훌륭한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작가들을 발굴해 작품을 모으고 연구하며 소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그리고 또 하나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이 대부분 유학자나 선비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사군자를 참 잘하셨어요. 그 분들의 그림과 독립자금을 모으기 위해 그렸던 그림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울러 근대기 여성작가는 조명이 거의 안돼 있어 이 부분도 살피고 있지요. 근대기 여성작가 중에는 권번 출신이 적지 않아요. 소위 '기생' 하면 우리는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하는데 당시 기생 중에는 시서화에 능한 종합예술인이 많았어요. 신분이 그래서 그 여성들이 그렸던 그림과 글씨는 오랫동안 사장되다시피 했는데 우리 모임에서 모으고 있습니다.

서=그러면 작품을 얼마나 모으셨나요?

정=700~800점쯤 모았습니다. 국립근대미술관이 만들어지면 기증할 생각입니다. 또 앞으로 의미있고 좋은 미술품이 나오면 돈을 주고 사야되기 때문에 모금운동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 10억원 미만의 모금을 하려면 서울시에 승인 신청을 해서 법적으로 허락을 받아야 되거든요. 요즘 그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렇게 작품수집을 위한 자금을 모아 연말까지는 5000점 정도 모으는 게 목표입니다. 사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5000 점 을 넘은 게 불과 10년 전이거든요. 그러니까 처음 만드는 미술관이 소장품을 5000점 갖고 시작한다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지요.

서=저도 최근에 박영선 작가의 1957년도 유화 작품 '센강의 고서점'을 '근대미술관..' 모임이 미술품경매를 통해 수집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러면 국립근대미술관 설립 운동에 일반인이 동참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정=서울시 승인이 나서 공식적으로 모금하게 되면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또 좋은 작품을 보유 중이시면 언제든 기증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디에 좋은 게 있다'라고 알려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꼭 작품이나 금전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마음으로 성원해주시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그런 힘들이 모여 결실을 맺으면 국립근대미술관을 거닐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서=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저같은 사람이 어디로 접속하면 모임을 응원할 수 있을까요? 

정=저희가 곧 카페를 만들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근대미술을 연구하는 학자와 평론가, 큐레이터만 논의를 해왔는데 곧 뜻맞는 분들과 이 모임을 넓힐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예술인총연합회(예총)가 동참을 표명했고, 한국미술협회 등도 동참을 피력했습니다. 국내 미술단체들이 52개가 있거든요. 지금까지는 미술인 중심으로 운동을 펼쳐왔는데 그 폭을 넓혀 일반인과 뜻을 같이 할 생각입니다.(2편에 계속)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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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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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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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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