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정책

속보

더보기

한국이 진정한 문화선진국 되려면 꼭 필요한 한가지,'국립근대미술관'

기사입력 : 2025년03월11일 16:55

최종수정 : 2025년03월11일 16:56

2021년부터 미술사가 등 연구자들 중심으로 '국립20C(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 올들어 본격화
20세기 미술 5천점 확보해, 미술관 건립 토대 닦기 위해 작품기증및 기부 독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국민소득(1인당 GDP)이 3만6000달러에 이르는 한국에 부끄럽게도 아직 없는 게 있다. 바로 근대미술관이다. 우리가 진정한 문화선진국이 되려면 '근대미술관'이 꼭 필요하지만 우리는 곧 광복 80주년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이 문제에 둔감했다.

이 땅에 국립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 있으나 이 두 뮤지엄을 연결해주는 브릿지 역할의 국립근대미술관은 아직 없다. 국립근대미술관이 국내에 설립되지 않아 한국의 근대기 미술, 20세기 초중반의 예술적, 사료적 가치가 큰 미술품은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근대기와 20세기 미술은 AI가 모든 분야를 점령하다시피 한 요즘 시대와 걸맞지 않아 홀대받기 일쑤다.

경매에 출품되어도 유찰되기 십상이고, 유족들은 보관하기 힘들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20세기(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 추진단은 근대기 미술작품 수집을 위한 모금운동과 해당시기 작품 기증운동을 개시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권번 출신으로 채색화조화에 뛰어난 역량을 보였던 남전 허산옥(1924~1993)의 작품 '감'(부분). 오랫동안 비주류, 변방의 작가로 치부돼 거의 조명받지 못했던 남전 같은 작가를 다시금 재평가하기 위해서도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은 시급한 화두다. 이 작품은 근대미술을 연구해온 미술사가 최열이 수집해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추진모임에 기증키로 한 남전의 채색화다. [이미지 제공=최열] 2025.03.11 art29@newspim.com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 모임'의 정준모 상임간사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을 맞아 진정한 대한민국의 독립을 의미하고 이를 완성하는 뜻을 지닌 '국립 20C(근대)미술관'건립을 위한 최소한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는 무엇보다 시급한 사인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5월27일 발족한 이 모임은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위한 전국 연구자포럼'을 수차례 진행하며 '한국 근대기 미술을 책임질 근대미술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전개 중이다. 국립20C(근대)미술관 건립지로는 서울 종로구의 송현동(송현마당 자리)과 청와대 여민관 일대를 제안했다. 청와대 인근의 수송부, 경찰 경비단 부지 등도 가능하다고 연구자들은 전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박영선 '센 강가의 고서점', 1957. 유화, 102x105cm. 박영선화백이 파리 유학시절 그린 유화로 작가의 초기 작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국립20C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소장. [이미지 제공= 정준모 상임간사] 2025.03.11 art29@newspim.com

정준모 간사는 "현재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미술비평가와 미술사가 등의 인사들이 십시일반으로 한국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향후 건립될 '국립20C(근대)미술관'에 기증하기 위해 구입해왔다"고 귀뜸했다.

이를테면 지난 2월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에서 1957년 파리에 유학한 박영선(1910~1994)화백이 파리시기 제작한 초기작인 '센 강가의 고서점'(유화, 102x105cm)을 1750먄원에 낙찰받은 바 있다. 또 모임의 일원 중에는 근대기 화가들의 작품을 사재를 털어 한점 두점씩 확보해온 이들도 적지 않다. 의지와 애정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일을 기회 닿을 때마다 조용히 실천해온 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윤용구 '사군자 묵죽'. 종이에 먹, 57x65cm. [이미지 제공=국립20c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2025.03.11 art29@newspim.com

특히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서울을 비롯한 각 지역의 독립지사 화가의 작품도 수집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즉 석촌 윤용구, 우당 이회영, 일주/금강산인 김진우, 옥람 한일동, 조인좌, 한형석, 김진만, 김석익, 정대기, 박기정, 최덕휴 등 독립지사들의 작품 약 150여점을 수집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권번 출신으로 채색화조화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남전 허산옥의 작품 '감'. 연도미상, 두방지에 먹과 채색. 40.5x31.3cm(부분) 2025.03.11 art29@newspim.com

비주류 예술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저평가되었던 근대기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수집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여성화가이자 마지막 권번 출신 예인화가인 남전(藍田) 허산옥(1924?~1993)의 작품 중 8곡병풍을 비롯해 약 80여점을 수집했다. 주산월, 김능해, 진주의 김월희, 림기화, 함인숙, 강옥희, 신정숙 등의 작품도 수집해 연구와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수집 작품들은 모두 '국립20C(근대)미술관'건립을 위해 기증할 계획이다.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 모임'은 이와 함께 컬렉터와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작품기증의향서 제출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여 명이 약 700여 점의 작품기증 의향을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김은호, 김기창, 김영기, 천경자, 김화경, 권영우, 민경갑, 박영선, 김인승, 윤중식, 이준, 박수근, 이마동, 김원, 서응성, 장리석, 임직순, 한묵, 김흥수, 문학진, 홍종명, 손동진, 권욕연, 받창돈, 김숙진, 오승우, 박광진, 오승윤 등 주요작가들이 다수 포함돼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다.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 모임'은 올해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공개적으로 기증운동을 전개해 올 상반기 약 5000여점의 작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모임측은 작품 기증과 기부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진행하기 위해 서울시에 '기부금품모집 등록 신청'을 준비 중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송현마당의 국립근대미술관 설립 기획안(개념도). 2025.03.11 art29@newspim.com

정준모 상임간사는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을 맞아 더이상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이 지연되서는 안된다는 중지가 모아졌다. 늦은 감이 있지만 더이상 꼭 챙겨야 할 작품이 유실되거나 흩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다 많은 이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문화예술 선진국에는 모두 근대미술관이 오래 전에 건립돼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에 근대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상임간사는 또 "문화예술, 특히 시각예술은 서로 생각이 다른 국민 각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며 "아픔과 분열, 침탈과 희생으로 점철된 한국 근대의 역사를 문화적 예술적으로 치유해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도 '국립20C(근대)미술관' 건립은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밝혔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