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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2000년 가톨릭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빈자의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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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이 21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3월 보수파와 개혁파 추기경들의 지지를 얻어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으로 선출됐다. 미주 지역 출신의 첫 교황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 서기 8세기 이후 1300년 만에 비유럽 지역에서 배출된 교황이다.

1936년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22세에 예수회에 들어가 56세이던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서품을 받았다. 이후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 됐으며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향년 88세.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4.21 alice09@newspim.com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을 이유로 2013년 2월 말 사임, 77세이던 그해 교황으로 선출됐다. '빈자의 성인'으로 알려진 13세기 성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사용한 최초의 교황으로, 교황에 오르기 전 성직 기간의 대부분을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가난한 자들의 목자로 활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0년 가톨릭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교황이라 평가 받는다. 동성애에 대한 포용적 시각을 드러내며 "동성애자가 선한 의지로 신을 찾는다면 누가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가톨릭 사제가 동성애 커플을 축복할 수 있게 허용했다. 또한 여성을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에 임명했고 낙태와 재혼자에 대한 성체성사 허용, 성직자의 독신 의무에 대해서도 진보적 입장을 밝혀왔다.

한국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울리는 어록을 여러차례 남겼다. 지난해 6월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미사 중에 진행되는 사제의 강론은 8분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집중력을 잃고 잠에 든다. 사제는 때때로 말을 너무 많이 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서도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폭격을 가하는 것은 '잔학 행위'일 뿐"이라며 "마음에 와닿기 때문에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비판했다.

올해 1월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황청 외교사절 신년교례회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폭격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 병원이 파괴되고 한 국가의 에너지망이 공격받아 아이들이 얼어 죽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세월호 추모 방한 후 '이러한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21일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오전 7시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라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 2월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젊은 시절 오른쪽 폐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던 고인은 평소에도 폐가 약했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상태가 나빠지기도 했지만, 지난 3월 23일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다.

교황은 전날인 20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2층 발코니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들을 향해 "부활절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대독한 부활절 연설에서 교황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한다"고 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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