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미 재무장관과 회의 예정
상호관세 발표 후 양국 간 첫 협상 진행
국내 금융시장 충격에 환율·주가 '흔들'
금융권 대비책 고심, 신속 협의안 기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경제수장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양국 간 첫 번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뜨겁다.
시장 안정을 위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수십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마련한 금융권에서는 경제적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합의안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관세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건전성 관리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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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최 부총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4.16 mironj19@newspim.com |
20일 기획재정부 등의 따르면 최 부총리는 오는 22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출국,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미국 재무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금융과 외환 등을 논의하지만 최근 상호관세 등 통상 문제가 양국 핵심 현안으로 떠오른만큼 이에 대한 대화도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의가 상호관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 후 이뤄지는 첫 회의라는 점에서 국가별 협상의 공식화 수준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상호관세에 따른 국내 시장의 충격은 상당하다. 발표 당일인 9일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인 1484원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는 1년 5개원만에 23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90일 관세 부과 유예로 어느 정도 안정은 찾았지만 중장기적 전망은 암울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인 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시장 불안이 확산되자 금융권에서는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한 긴급 금융지원책을 신속하게 마련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KB 8조원, 신한 10조5000억원, 하나 6조3000억원, 우리 10조2000억원 등 4대 금융그룹에서만 3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금융지원을 시행중이다. 금리 우대와 대출 연장, 특별대출공급 등 맞춤형 지원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상호관세 여파가 커질 경우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추가 지원책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금융사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말 기준 국내은행 연체율은 0.53%로 전월말 0.44% 대비 0.09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이 0.77%로 0.15%p 늘었으며 중소법인 역시 0.18%p 증가한 0.82%로 높아졌다. 탄핵정국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상호관세에 따른 수출부진이 더해질 경우 중소기업 등의 연체율은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한 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협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