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중고나라 콜옵션 행사 시한 임박
중고나라, 성장세 둔화…경쟁사와 격차 벌어져
인수 5년째 시너지 부재…택배 협업 외 두드러진 성과 없어
유통 재편 중인 롯데, 업계선 "콜옵션 행사 안할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중고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는 가운데 중고 앱 '중고나라' 2대 주주인 롯데쇼핑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중고나라의 성장세가 중고 거래 시장 성장세와 비교하면 저조한 데다 롯데와의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고나라의 콜옵션 행사 기한을 1년 연장했다. 지난해 7월에서 1년 연장돼 오는 7월께 롯데쇼핑의 콜옵션 행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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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
업계에서는 롯데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중고나라는 지난해 매출 118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6.08% 성장했으며 영업손실은 2023년 38억원에서 21억원으로 45.9% 가량 줄였다. 매출은 늘고 손실은 줄여 수익성은 더 단단해진 셈이다.
다만 다른 중고 앱 성장세에 비하면 10% 이하 성장세는 우려스럽다. 경쟁사 당근마켓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18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번개장터는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매출은 2023년 대비 31.7% 급증했다.
시장 내 다른 경쟁자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중고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이라는 여러 공신력 있는 자료가 속출하면서다. 무신사는 오는 3분기에 중고 상품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 론칭을 앞두고 있고, 이마트 또한 리퍼브 상품 판매 플랫폼과 손잡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명품 플랫폼들 또한 적자 폭 확대 이후 중고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
중고나라는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중고거래 커뮤니티로, 지난 2020년께 국내 최대 규모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해 2020년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롯데쇼핑은 2021년 유진자산운용 등과 1,15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300억 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69.88%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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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븐일레븐이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업계 최초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 '세븐픽업'을 선보였다. [사진=세븐일레븐] |
하지만 인수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롯데 유통 계열사와의 협업은 미미한 수준이다. 세븐일레븐과의 중고 택배 거래 사업 확대 외에는 눈에 띄는 시너지가 없다. 당근마켓 등 경쟁사에 밀린 중고나라는 수익모델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인수 첫해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16.7% 늘었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8배나 커졌다.
결정적으로 현재 롯데그룹의 재무 상황도 중고나라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된 이후, 롯데는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사업 재편에 나선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적이 불확실한 중고 사업에 추가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현재 온라인 사업에서 무게중심을 점점 빼는 분위기"라며 "시너지가 없고 적자가 지속되는 중고나라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아직 시한이 남은 만큼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