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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듣는다]②정준모 "미술은 암기과목 아니니 내 맘대로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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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TV 대담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미술 어렵다는데 정답 없으니 마음껏 느끼길
근대미술관 설립에 대중의 관심과 응원 필요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1인당 GDP 3만6000달러를 넘어선 한국에 아직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국립근대미술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한 정준모 미술비평가는 한국이 명실상부한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선 '근대미술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해가 광복 80주년인 만큼 반드시 건립의 첫 삽을 올해 안에 떠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TV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 중인 정준모 감독.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상임간사로 광복 80주년을 맞아 근대미술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25.03.29 art29@newspim.com

수년 전부터 '국립근대미술관(20세기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상임간사로 뛰고 있는 정 감독은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쉽고도 세세하게 근대미술관의 필요성을 들려주었다. 대담은 독립 큐레이터이자 에듀케이터로 활동 중인 서지형 씨가 맡았다. 이번 대담에서 정 감독은 현재 우리 미술계가 직면한 여러 이슈들과 미술시장과 관련된 이야기도들려주었다. 뉴스핌TV의 '리더에게 듣는다 정준모 감독'편은 유튜브를 통해 시청 가능하다..

서= 앞에서도 말씀하셨듯 정 선생님께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옛 기무사터에 들어설 수 있도록 앞장 서서 운동하셨습니다. 경복궁 앞에 위치해 저도 즐겨 찾는 곳입니다. 당시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정=제가 국립현대미술관에 1996년에 학예실장으로 부임했는데 과천시 막계동 산 1번지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많은 분들이 정말 큰 맘 먹어야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여기 이 산골짜기에 국립미술관이 들어와 있을까?  접근성이 중요한데 방법은 없을까 했죠. 그래서 경복궁 앞 기무사에 미술관이 들어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4대문 안에, 그것도 북촌 문화벨트로 불리는 곳에 군부대가 꼭 있을 이유가 없다, 저 자리를 미술관으로 쓰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에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가 공무원이 시민단체를 만들고 시민운동을 한 거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불법이었죠.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경. 옛 기무사 부지를 미술관으로 조성해 이제는 한국의 현대 미술을 담는 도심 최고의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5.03.29 art29@newspim.com

근데 어쨌든 '기무사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을 결성하며 운동을 펼치던 초기에 시인 조병화 선생이 가장 먼저 나서주셨고 화가이자 미술협회 이사장이셨던 이두식 교수님, 유홍준·김홍남 선생님, 공간 건축사무소의 장세양 선생님 이렇게 다섯 분이 구심점이 돼 운동을 전개했지요. 저는 간사로 심부름을 했고요. 국립현대미술관을 그만 둔 뒤로는 본격적으로 그 일을 맡아했는데 정말 다 될 듯 했다가는 엎어졌다가, 다시 될 듯했다가 지지부진하는 사이클을 반복했습니다. 15년간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는데 결국은 이명박정부 시절 확정이 돼 첫삽을 떴고, 그 다음 박근혜 정권 때 완공돼 개관을 했죠. 사실 모두가 이 과정을 소상히 알 필요는 없겠지만 누구나 즐겨 찾는 미술관이 하늘에서 어느 날 뚝 떨어지듯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닌 점은 아셨으면 합니다. .

정=여러 우여곡절 끝에 서울관이 건립됐듯이 이번에는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을 많은 이들이 뜻을 모아 함께 추진하면 미래 세대를 위한 멋진 미술관이 하나 더 생기지 않을까 꿈꿔 봅니다.

서=예. 도심에 만들어지고 나니까 서울관을 마냥 즐겁게 방문하곤 하는데 오랜 기간 엄청난 노고가 깃들어져 있었군요. 앞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이 지어지면 또 똑같이 미술을 좋아하는 이들이 즐겁게 산책하며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기쁘게 미리 상상해보게 됩니다. 이번에는 퐁피두센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제가 궁금해서 그런데 퐁피두센터가 서울에도 생기고, 또 부산에도 생긴다는 뉴스를 들었어요. 퐁피두센터 분관이 한국에 이렇게 연달아 만들어지는 게 합당한 걸까요?.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옛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근대미술관으로 만든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남쪽에 테이트 모던의 신관이 새로 들어서 미술관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2025.03.29 art29@newspim.com

정=저는 퐁피두센터 분관을 민간기업인 한화가 여의도 63빌딩(63스퀘어)에 만든다는 거는 민간이 하는 거니까 누가 뭐라 할 수 없고, 또 좋은 일이기도 하죠. 기업이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겠다니 유의미하다고 봅니다('퐁피두센터한화서울'은 오는 10월 개관예정). 그렇지만 서울에 퐁피두 분관이 연내 개관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또 부산시가 뛰어들어 분관을 유치한다는 건 좀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 되네요. 왜냐면 퐁피두센터라는 것이 우리가 통상 퐁피두 미술관이라 부르지만 그게 '뮤제 오브 모던아트'입니다. 정확히는 '프랑스 국립근대미술관'이에요. 프랑스는 미술관을 크게 세 덩어리로 구분하고 있는데 루브르가 고대에서부터 19세기까지를 다루고, 오르세가 소위 프랑스혁명이 났던 해부터 1차세계대전 전까지를 다룹니다. 그리고 20세기 미술을 퐁피두가 다루지요.

결국 퐁피두는 프랑스 국립근대미술관으로 프랑스 미술 중 나름대로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들을 모은 미술관이죠. 우리는 퐁피두센터라는 유명세와 누구다 누구다 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니까 좋겠지 하고 단정합니다. 하지만 미술관이 갖고 있는 이중성이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하죠. 아주 보편적인 인류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전시하며 교육한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프랑스 문화예술의 자부심, 자긍심 이런 것들을 은연 중에 과시하고자 하는 점도 있습니다. 즉 '우리가 일군 번영과 문화적 성취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예전부터 예술적 자질을 갖고 있던 민족이었기에 가능했다'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측면이 있거든요.

정=이 같은 목표 등 여러 고려를 바탕으로 수집한 퐁피두의 작품을 한국의 분관으로 가져다가 그들의 큐레이팅을 통해 전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요. 그 것도 나랏돈 세금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한다니 좀 의아스럽지요.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분관을 건립하는 데만 약1300억원을 투입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1300억원 어치를 미술품으로 산다고 생각해 보세요. 1억원짜리 1300점을 살 수 있습니다. 10억원짜리는 130점을 수집할 수 있고요. 그런 컬렉션을 가진다면 세계적인 미술관을 만들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부산시는 또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근대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을 갖고 있는 도시입니다. 부산 시립미술관이 모던 피리어드(근대기)를 담당한다면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은 컨템포러리(동시대)를 표방하고 있거든요. 부산현대미술관에 요즘 그림 중 선별해 1300억원 어치를 꾸준히 사서 넣어놓으면 20년, 30년, 50년 뒤에는 어마어마한 미술관이 될 거란 말이죠. 21세기 좋은 그림들은 다 컬렉션한 그런 미술관이 될 거 확신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이탈리아 밀라노의 근대미술관인 '20세기 미술관'의 전경. [사진 제공=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2025.03.29 art29@newspim.com

서=유명 미술관의 분관 보다, 얼마나 좋은 작품을 맥락있게 보유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군요.

정=예. 차라리 돈을 그렇게 쓰면 세계적인 미술관을 만들 수 있고, 길게는 의미있는 문화유산으로 남길 수 있을 겁니다. 부산시의 경우 퐁피두 유치한다는 게 너무 쉽게 미술관 하나를 '뚝딱'하고 만들어보겠다는 의욕 때문 아닐까요. 좋은 미술관은 아주 오랜 시간을 두고, 가꾸며 만들어야 가능한 건데 말이죠.

서=그렇군요. 선생님은 미술품감정기구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를 이끌고 계시죠,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정=저희 모임이 국립근대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작품을 모으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작품구입 예산이 너무 적었던 겁니다. 처음 미술관에 들어갔을 때 10억원대였고, 10년쯤 지나 40억원대로 늘었습니다. 요즘도 연 42억원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예산으로는 김환기화백의 그림 한점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었던 게 '외부의 기부 기증'이었습니다. 외국 미술관들은 1년에 600점의 그림을 모았다 하면 580점이 기증받은 겁니다. 나머지도 미술관 이사들이 돈을 모아서 그림을 산 뒤 기부한 거구요. 반면에 우리는 기증이 거의 없죠. 그래서 기증문화를 확산하고, 기증한 인사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면 작품의 질과 가격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하지요. 그걸 하기 위해 감정연구센터를 만든 겁니다. 그렇게 해서 이제 5년쯤 지나니까 정부와 사법부에서도 저희들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있습니다. 세금혜택의 증거로, 재판 등에도 저희 연구센터의 평가가 기준점으로 통용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서 정부의 미술품 물납제도 비로소 도입됐습니다. 

서=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진위감정도 하고 있지요

정=예. 수집가들은 늘 그림의 진위여부를 중요시하는데 사실 미술품의 진위 문제는 학술적인 분야입니다. 얼마 전에 반 고흐 그림이 유럽서 발견됐는데 그게 진짜냐 가짜냐 논란이 분분했죠. 암스텔담의 반 고흐 뮤지엄의 전문가팀이 검증과 연구를 통해  '진품이 아니다'고 발표해 결론이 났어요. 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바로크 거장 루벤스가 딸을 그린 그림을 기증받아 갖고 있었는데 위작이란 소문이 많았죠. 그래서 미술관은 그 그림을 아주 싼 값에 매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다각도로 조사하고 검증한 것은 물론, 각종 자료와 논문을 비교 검토한 결과 진품으로 판명이 났지요. 메트같은 최고의 미술관도 그런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진위문제는 상당히 어려운 부문이고, 학문의 영역입니다.

정=한눈에도 위작이라고 금방 판단되는 그림은 시가 보다 유난히 싼 그림들이 그래요. 예를들어 박수근 그림이 10호 크기가 약 25억원인데 돈이 급해 5억원에 팔겠다고 할 경우 가짜일 확률이 높아요. 통상적인 가격보다 엄청 싼 거는 위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미술품 진위문제는 고도의 전문적 영역이고, 학술적 영역이므로 우리가 가십처럼 막 쉽게 이야기하는 건 삼가야 합니다.

서=국내 미술시장 분석 리포트도 매년 내고 계신데 요즘 아트 마켓은 왜 저조한가요?

정=지금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좋아 미술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시장들은 인간의 삶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반해 미술품은 그렇게 절박한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미술시장은 경기가 좋아지면 가장 늦게 좋아지고, 경기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나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비해 미술품 감상과 수집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도 정서적으로 좀 누릴 때가 됐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매일 저녁 TV만 보면 되겠느냐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끔은 오케스트라며 오페라 공연을 내돈내산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좋은 미술관, 좋은 음악회, 좋은 연극이 더 사랑받았으면 합니다.

서=마지막으로 젊은이들이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듣고 싶습니다.

정=미술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사실 미술관이라는 게 무척 재밌는 곳입니다. '민주주의의 교육의 장'이라고도 해요. 미술관에서 똑같은 그림을 보지만 옆의 친구와 나는 서로 다르게 느끼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바로 그 다른 것들을  인정하는 곳이 미술관입니다.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미술은 암기 과목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도슨트가 하는 말을 정답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그림도 오늘은 이렇게 보이고, 내일은 또 저렇게 보일 수 있거든요. 정답이 없는 게 미술이니 좀 더 자유롭게 즐기세요. 작가이름, 생몰연대를 굳이 외울 필요 없고요, 미술은 모두 주관식이니 어떤 틀에 얽매이지 마세요. 나만의 생각, 좀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을 하며 미술관문화를 마음껏 꾸준히 즐기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안목도 생기고, 전문적인 책도 찾아보게 됩니다. 자연스럽게요.

서=오늘 긴 시간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편 끝)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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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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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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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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