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데이케어센터 수용…빠른 재건축 위해 주민들 결단
여의도 아파트값, 대치동과 유사 수준 형성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강남구 압구정동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한강르네상스 견인차인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세훈식 여의도 1호 재건축인 한양아파트의 서울시 건축심의가 완료된 이어 이번엔 여의도 재건축 '최대어' 시범단지가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시범단지의 재건축 추진이 탄력을 받으면서 후발 재건축 단지들의 움직임도 본격화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유지에도 거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전언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로부터 여의도 시범단지가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여의도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다. 시범 아파트는 1971년 1월 준공된 단지로 최고 13층, 1584가구 규모로 여의도 내 아파트 단지 중 가장 오래 됐으며 단지규모도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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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대교아파트 전경 [사진=대교아파트조합] |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 시범 아파트에 대해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고시했다. 이로써 여의도 시범 아파트는 서울시와 1년 넘게 데이케이센터 기부채납을 두고 대립한 끝에 이를 수용키로 하고 재건축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됐다. 데이케어센터는 고령자들이 낮에 머물며 돌봄을 받는 주간 보호센터다.
앞서 서울시는 시범 아파트에 용적률 최대 400%, 최고 층수 65층 혜택을 주는 대신 데이케어센터를 기부채납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현수막을 붙이는 등 줄곧 반대 했지만, 지난해 10월 결국 데이켄터센터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번 정비구역 지정으로 시범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시범 아파트는 이후 조합 설립과 사업 시행·관리 처분 인가 등 추가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시범 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는 용적률 400%에 최고 65층 높이로 2473가구를 짓는다. 아파트 내 데이케어센터는 지상 1층에서 4층, 연면적 2332㎡ 규모로 들어선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용지와 문화공원에 연면적 총 2만9000㎡ 규모 문화시설과 112가구 규모 공공임대주택, 입체 보행로도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이같은 여의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서울시의 정책 방향이 여의도 재건축에 유리하게 흐르고 있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시는 새해 벽두부터 규체철폐혁신안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도심지 내에서 주상복합시설을 지을 때 비주거비율을 축소했다. 이 규제가 가장 먼저 적용되는 사업장이 바로 여의도 재건축인 셈이다. 여의도 재건축은 상업지역에 지어진 아파트도 있는 데다 대부분이 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400%, 60층 규모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상향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렇게 되면 여의도 재건축은 준주거지역 건축조건을 받아 재건축을 할 수 있지만 비주거 비율 적용은 피할 수 있다.
이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단지는 한양, 광장, 삼부, 공작단지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아직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되지 않은 서울·수정·목화·은하·진주·미성·삼익아파트도 상업지역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3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이 이뤄지는 여의도 장미·대교·화랑·시범아파트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미 통합심의를 마쳐 재건축 7부능선을 넘은 한양은 기존 계획을 그대로 갖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단지인 이곳은 이미 비주거시설 비율 완화 혜택(상업지역 10%·준주거지역 5%)을 받은 곳이다. 준주거지역에서 최대 5%를 더 없앨 수 있지만 정비계획을 바꾸는 과정에서 또다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재건축 순항에 여의도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양을 비롯해 시범단지, 삼부, 광장과 같은 재건축단지 대부분의 매매호가가 대치한보미도, 대치선경, 개포우성과 유사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여의도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통기획 참여에 따른 빠른 사업 속도가 일대 집값 강세의 근본 원인"이라며 "여의도 재건축은 압구정, 반포에 준하는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