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상호 관세 방침을 공표했으나 당장 관세 부과에 나서지 않았다는 데 안도했던 시장은 상호 관세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101.00포인트(0.23%) 내린 4만4,706.00에 거래되고 있다. E-미니 S&P500 선물은 전일보다 7.50포인트(0.12%) 하락한 6,127.75를 가리키고 있다.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32.00포인트(0.14%) 밀린 22,084.75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상호 관세의 본격적 부과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가 각 국가의 무역 행태 검토를 마무리하는 오는 4월 1일에나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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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의 애널리스트들은 로이터 통신에 "상호 관세에 대한 반응은 미미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무역 문제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이나 경제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전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77%, S&P500지수는 1.04% 각각 올랐으며, 나스닥 지수도 1.50%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발표했으나 오는 4월 1일을 부과 날짜로 못 박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데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또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기는 했으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의 물가 오름세는 둔화하거나 하락했다는 점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주었다.
다만 마크 말렉 시에버트 파이낸셜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호 관세 부과 즉각 시행 보류에 따른 안도감과 긍정적 흐름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이번 주 후반의 주가 상승을 정당화할 요소가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었는데, 시장에 매우 좋은 것으로 보이는 내용은 없다"면서 "금요일은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주간으로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름세로 장을 마칠 전망이다. S&P500과 다우는 이번 주 각각 1.5%, 0.9% 상승했으며, 나스닥은 2.2%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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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사진=블룸버그] |
이날 개장 전 미 동부시간으로 8시 30분 미국의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공개될 예정이다. 소비 지출이 미국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소매 판매 추이는 미국의 성장을 파악할 때 중요한 지표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발언이 예정돼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개장 전 특징주로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TSLA)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2% 가까이 상승 중이다.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ABNB)도 월가 예상을 웃도는 분기 매출 발표에 개장 전 주가가 14% 넘게 급등 중이다.
반면 헬스케어 기업 ▲다비타(DVA)는 연간 순이익이 월가 전망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에 주가가 10%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회사의 지분을 일부 매도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MRNA)도 4분기 예상보다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발표에 개장 전 주가가 4% 넘게 빠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여파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