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계엄 문건,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아"
"계엄 막지 못한 책임 통감…책임지겠다"
박안수 "담화 발표 보고 계엄 선포된 사실 확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것을 두고 "계엄에 군 병력이 동원된 것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특수부대를 투입한 것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지시였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를 두고 긴급 현안질의를 실시했다. 비상 계엄을 건의한 주체로 알려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질의 전 면직돼 출석하지 않았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법리적 측면에서 위헌·합헌인지 이전에, 이러한 계엄에 군 병력이 동원된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해 왔고 부정적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면직해 장관 직무대리하고 있다. 1948년 7월 17일 국방부가 창설된 이후 장관의 직무대리 체제는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2024.12.05 leehs@newspim.com |
김 차관은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회가 범죄자 집단 소굴이 됐다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대통령님의 표현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비상 계엄 계획 문건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현재 작성 주체를 확인할 수 없다.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국방부에서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김 차관은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실탄 무장 상태에 대해 "특전사령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실탄 지급은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개인적인 입장에서 참담하다"며 "매우 슬프고 괴롭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국방차관 직책에 있으면서 일련의 행동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그 행동을 미연에 확인하지 못했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것을 막지 못했다"며 "거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상 계엄 선포 직후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 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자신의 명의로 발표한 계엄 포고령을 누가 작성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임무 수행을 명령받고 시간이 지나서 (초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읽어는 봤다"며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몰랐기 때문에 '장관님 이것은 법무 검토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장관이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해서 발표하게 됐다고 박 총장은 설명했다.
계엄군에 실탄 지급이 이뤄졌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박 총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계엄사령관의 지시 없이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하고 유리창 창문을 깨고 계엄군들이 총을 휴대를 하고 들어올 수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 상황을 제가 인지를 못했다"고 답변했다.
박 총장은 민주당이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계엄군 '체포조'가 구성됐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부분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개의 직후 "선진 대한민국에서 계엄 선포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지난 이틀간 국민 여러분의 걱정과 심려가 매우 크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 계엄은 우리 국민에게 충격과 불안감을 안겨줬다"며 "왜 군이 출동했는지, 누가 명령했는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밝혀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발언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