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생산성 증가 위해 R&D 확대 필수
현대건설, GS건설 등 실적 악화에도 투자 늘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건설업황 부진에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R&D) 예산을 늘리고 있다.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고정비용인 판매관리비 절감에 집중하는 가운데 올해 3분기 R&D 투자비용을 전년동기 대비 최대 30% 늘렸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구개발비로 389억원 예산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동기 292억원 대비 33.0% 늘어난 금액이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작년 968억원 대비 6.0% 늘어난 10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한 것이다.
올해 주요 연구개발 실적은 ▲AI기반 설계정보 디지털 변환 ▲도장 로봇 개발 고도화 ▲공동주택 중량충격음 저감공법 기술개발 ▲고층 모듈러 공동주택 구조시스템 개발 등이다.
수도권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스핌 DB] |
GS건설은 올해 3분기 R&D 지출은 전년동기 120억원 대비 20.5% 증가한 144억원이다. 올해 누적 R&D 비용은 442억원으로 작년 244억원 대비 80.7% 늘렸다. 이 회사는 R&D 부문을 제외하고는 판매비와 관리비를 대부분 줄였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판매비는 전년동기 대비 27%, 광고선전비는 14.1% 절감했다.
올해 ▲AI기반 실시간 콘크리트 품질 이상 감지 기술개발 ▲구조물 콘크리트 압축 강도 평가 기법개발 ▲드론 촬영기반 흙막이 가시설 모니터링 기법개발 등이 주요 연구 실적이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19.8%, 삼성물산은 617억원에서 688억원으로 11.5%, DL이앤씨는 171억원에서 174억원으로 2.1% 늘렸다.
대형건설사들이 원가율 부담에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택의 품질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층간소음, 에너지 효율, 특화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브랜드뿐 아니라 생활 편의성이 주택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면서 핵심기술 확보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R&D 투자가 중요하다. 기술 자동화, 로봇 개발 등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위험한 시공부분은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다. 건설현장의 위험요소와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건설사들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DL이앤씨는 설계 단계부터 착공 후 현장 관리, 고객 응대에도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현장에서 균일한 품질로 시공할 수 있도록 AI 기반의 설계 기술·하자 점검 시스템을 도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BIM(빌딩정보모델링)에 더해 AI·건설로봇 등을 도입해 건설현장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리스크를 저감하기 위한 'Smart Construction 2.0' 전략을 수립하는 등 스마트기술을 고도화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사고 위험성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AI 기술을 포함한 R&D 기술력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며 "타 산업군과 비교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아직 높지 않지만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