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3% 청약제한룰'로 MBK에 역습...고려아연 경영권방어 성공하나

기사입력 : 2024년10월30일 17:03

최종수정 : 2024년11월01일 10:32

유상증자 성공하면 우리사주 4%로 경영권 방어 가능
주식수 2070만→1866만→2239만주로 오히려 증가
1인당 청약한도 3% 제한으로 MBK 지분 확대 차단
격분한 투자자·주주가치 하락에 국민연금 반대 가능성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새로운 승부수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판을 흔든다. 애초부터 시장에서 예상한 1.4%의 자사주 3자매각으로는 불리한 판을 뒤집는 게 불가능했다. 결국 고려아연은 30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총 주식 발행물량의 20%에 달하는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결정했다.

◆ 격분한 투자자들…여론 안 좋아도 최선의 방어책?

이 공시 이후 고려아연 주가는 바로 30% 폭락한 108만1000원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유상증자 주당 발행가격은 약 67만원이다. 최종 가격은 청약이 진행되는 12월 초 기준 주가에서 30% 할인된 금액이므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현재 주식 보유자들에게는 재앙이다. 각종 투자자 게시판에는 "빚 내서 자사주 매입 후 다시 유상증자로 하한가 만들어 주식시장 흔드는 게 국민기업이냐"는 등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가득하다.

여론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최 회장이 유상증자를 강행하는 이유가 뭘까? 가장 효과적인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공모 유상증자보다 우호세력에게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하는 게 경영권 방어에는 가장 확실하다. 문제는 이럴 경우 MBK파트너스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시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모든 투자자에게 공평한 신주 청약 기회를 제공하므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비해 소액주주 권리 침해 논란을 피해갈 여지가 더 많다. 법률상 유리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고려아연의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앞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차입금마저 동원해 자사주를 9.85% 공개 매수해 유통주식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사주를 매입하자마자 곧바로 다시 유상증자를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린다는 건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과 잘 맞지 않는다.

만약 영풍∙MBK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시 법원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경영진의 정당한 방어 전략인지, 아니면 경영권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지에 대한 판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 유상증자 성공 시 우리사주 4%로 경영권 방어 가능

기존 고려아연 총 발행주식수는 약 2070만주(100%)였다. 이 중 지난 번 공개 매수한 자사주 물량 204만주(9.85%)는 소각이 확정된 상태다. 소각 후 남은 총 주식수는 약 1866만주(90.15%)다.


이 소각분을 반영할 경우 현재 고려아연 경영진 지분율은 우호지분까지 다 포함해도 39.26%에 그친다. 반면 영풍∙MBK 지분율은 42.67%로 3.41%포인트 더 높다. 하지만 최윤범 회장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될 경우 판이 바뀌게 된다.

먼저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사주 소각 후 남은 총 주식수 1866만주의 20%를 신주로 새로 발행한다. 이에 따라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 물량은 약 373만주(20%)다. 이 신주 발행물량 중 20%인 약 75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계획이다.

이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현재 총 주식수의 4%(유상증자 후 주식수의 약 3.3%)에 달한다. 이를 우호지분으로 계산하면 이것만으로도 판이 뒤집힌다. 현 고려아연 경영진 및 우호지분 합계는 43.26%(기존 지분 39.26% + 우리사주조합 4%)로 증가한다. 공격자인 영풍∙MBK 지분율 42.67%보다 0.59%p 더 높아진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려면 우리사주 조합이 실권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고려아연 측이 낮은 대출금리 등의 인센티브를 줄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법률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

◆ 1인당 청약한도 3% 제한은 획기적인 방어전략

최윤범 회장 측의 획기적인 방어전략은 또 있다.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모든 청약자는 그 특별관계자와 합해 총 모집주식수의 3%로 청약물량을 제한해 배정하는 전략이다. 이는 절묘한 묘수다. 고려아연 측은 일반공모 증자 시 1인당 청약한도를 제한하는 실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이론적으로 최윤범 회장 및 특별관계인 측 지분 약 18.92%(베인캐피탈 포함)와 현대차, LG화학 등의 우호지분 약 20.34%는 완전 별개다. 법률상 서로 연결되는 게 없다. 따라서 주주당 최대 청약한도를 총 모집주식수의 3%(11만1979주)로 제약해도 영향이 작다.

만약 주주배정 유상증자라면 최윤범 회장 및 특별관계인이 받아야 할 유상증자 배정 물량은 약 3%다. 그런데 바뀐 룰을 적용하면 이 물량이 0.6%로 줄어든다. 최윤범 회장 측은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오히려 유상증자 물량을 적게 받을수록 부담을 덜게 된다.

또 현대차, LG화학 등의 우호지분 20.34%는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지 않아 각각의 청약한도를 적용 받는다. 따라서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는 영풍∙MBK보다 더 유리하다. 또 일부 우호세력은 실권할 가능성도 높아 배정 물량이 낮아도 최 회장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

반면 영풍∙MBK의 추정 지분율은 약 42.67%다. 따라서 주주배정 유상증자였다면 받아야 될 유상증자 배정물량은 약 6.8%다. 그런데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청약한도 3% 룰을 적용하면 최윤범 회장 측과 동일하게 고작 0.6% 물량 배정에 그치게 된다.

3% 청약한도 룰을 통해 MBK 쪽의 손발을 묶을 경우 최윤범 회장 측은 우리사주조합 4%(유상증자 후 약 3.3%) 물량과 함께 우호세력들이 얼마나 유상증자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MBK와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갈 수 있게 된다. 결국 다른 중립적 물량을 다 배제하고 양 쪽 지분율만 계산해 봐도 승부가 최윤범 회장 쪽으로 기울게 된다.

◆ 분노한 여론에 국민연금 역풍 위험도..."최 회장이 고려아연 사유화하나"

이번 최윤범 회장 측의 방어전략은 치밀하다. 다만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는 영풍∙MBK가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시 법원이 이를 인용할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분노한 여론을 등에 업고 국민연금이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반대 혹은 기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들이나 투자자 사이에서는 현 경영진이 회사를 사유화한다는 이미지가 더 강해진 게 문제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기존 주주와 시장 질서를 유린한다는 평가다. 결국 여론의 역풍이 불면 중립적 입장의 국민연금을 움직이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여전히 최종 승부가 어떻게 날지는 미지수다.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