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사건' 거짓 증언 의혹에 후원금 반환소송
"소재 불명으로 수사 중지…기망 여부 밝혀지지 않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고(故) 장자연 씨 사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본명 윤애영) 씨를 후원했던 시민 400여명이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박근규 판사는 지난 8일 A씨 등 439명이 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고 장자연씨 사건의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씨. [뉴스핌DB] |
윤씨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로 불리는 성접대 강요 문건을 남기고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씨 사건의 증언자로 나서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19년 3월 신변 보호를 위해 사비 1000만원을 경호비용으로 썼다며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을 받았다. 또 같은 해 4월에는 증언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한다며 후원금을 모집했다.
이후 윤씨는 거짓 증언과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기 혐의로 고발됐고 후원자들은 2019년 6월 윤씨를 상대로 후원금 총 1060여만원의 반환과 위자료 920여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 절차는 윤씨가 해외에 머물며 입국하지 않아 수년간 이어졌다. 윤씨는 거짓 증언 의혹이 불거진 2019년 4월 어머니의 건강을 이유로 캐나다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상대로 사기 불법행위를 저질렀거나 원고들이 피고의 기망행위로 말미암아 착오에 빠져 후원금을 지급하게 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윤씨가 장씨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라고 자처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인지 ▲윤씨가 신변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 자체가 과장됐다는 것인지 ▲후원금의 사용 목적이나 사용처가 비영리단체의 설립 목적과 배치돼 허위라는 것인지 ▲윤씨가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해 횡령했다는 것인지 등 윤씨가 후원자들을 속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윤씨가 소재 불명으로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가 중지돼 후원자들을 기망했는지 여부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는 대부분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 내용이고 의혹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을 기망해 후원금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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