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68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명품 의류업체 버버리가 실적 부진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으로 영국 런던 증시의 벤치마크인 FTSE100 지수에서 퇴출됐다. 지난 2009년 9월 이 지수에 편입된 지 15년 만이다. FTSE100 지수는 런던 증시에 상장된 회사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대형주를 대상으로 하는 지수이다.
영국 런던 시내에 있는 버버리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경제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FTSE100 지수를 발표하는 FTSE러셀은 4일(현지시간) "분기별 검토 결과 이달 23일부터 FTSE100 지수에서 버버리를 빼고 보험사 히스콕스를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FTSE100 지수는 어떤 상장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여부를 분기별로 결정한다. 버버리는 앞으로 중형주 지수인 FTSE250 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버버리는 최근 극심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시달렸다. 현재 시가총액은 22억3000만 파운드(약 3조9000억원)로 작년 말보다 56%가 줄었다. 1년 전에 비해선 70%가 하락했다.
미 CNN은 "트렌치 코트와 지갑으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올해 3월 마감된 회계연도에 수익이 34%나 급감했다"면서 "이후 지난 4~6월 매출도 20% 줄어 또 한 번의 힘든 한 해를 예고했다"고 말했다.
버버리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극약처방에 나섰지만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BC는 "버버리는 최근 10년 동안 CEO를 4번이나 바꿨지만 이는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새 CEO들은 회사 이미지를 되살리고 더 높은 고급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렸지만 시장은 설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코치와 지미추 CEO 출신의 조슈아 슐먼을 새 CEO로 영입한 버버리는 '영국풍의 코치(British Coach)'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슐먼 CEO는 오는 11월 자신의 새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1956년 영국 베이징스토크에서 설립된 버버리는 트렌치 코트와 지갑, 핸드백, 체크무늬 컬렉션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2년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2009년 FTSE100 지수에 편입됐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