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졸업 후에 다 잘 된 케이스예요."
이주배경 청소년을 지원하는 한 기관에서 들은 말이었다. 자세한 사례를 물어보니 해외 대학으로 유학을 가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었다. 여러 곳에 물어봐도 국내 대학을 나와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사회부 방보경 기자 |
국내에서 왜 이들의 안정적인 체류를 지원하지 못하는지 의문도 잠시, 이들의 상황이 다양해 현장에서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배경 청소년에게 정보를 제공할 만한 선생님은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입시 중심 교실에서 비자 체계를 꿰고 있는 멘토는 드물 뿐더러 비자 체계도 복잡하다. 이들은 대학에 진학할 때는 자신의 진로와 체류 자격 획득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외국인가정 자녀만 해도 유학(D-2), 구직(D-10), 전문인력(E-7), 지역특화비자 혹은 거주(F-2) 비자 개념을 이해해야 비로소 진로 상담이 가능하다.
이주배경 청소년이라는 개념 자체도 광범위하다. 선진국 출신과 비선진국 출신의 외국인이 동질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국어와 한국어가 모두 유창한 재외동포와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치는 몽골인을 한데 묶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
이들이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원에게서 한 외국인 자녀가 나이를 훌쩍 넘겨도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고당했는데, 정작 그 부모님은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몰랐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든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든 이들은 정보에서 소외돼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인원 서비스가 절실하다. 특정 기관에서 이주배경 청소년 케이스 전체를 관리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쌓고 때에 따라 필요한 전문가를 연결시켜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업무가 몰려 어려움을 겪는다. 다온센터에서 일하는 박에스더 서울시교육청 장학사와 인터뷰를 하던 날이었다. 늦은 오후에도 전화가 네다섯 통씩 걸려오곤 했다. 서울 전역에서 외국인 학생과 관련된 상담은 모두 그에게로 연결된다고 했다.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지역 편차도 크다.
외국인을 가장 먼저 대면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부터도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이주민들이 무조건 방문하는 만큼, 출입국이 한국에서 어떤 기관을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올인원 지원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중앙정부에서 이민청을 통해 정착, 교육, 노동, 가족 등 문제를 총괄해서 다루고 각 부처에 하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지자체나 부처에 업무를 흩어놓기만 해서는 '반쪽짜리 이민정책'밖에 내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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