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퇴임식...33년 경찰 생활 마무리
기본급 인상·복수직급제 도입 등 성과로 꼽아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9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임기 2년에 대해 성취와 기쁨이 컸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윤 청장은 시민 경찰로 경찰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 청장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경찰청장으로서 지난 2년에 대해 "치안 총수라는 과분한 영예보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경찰의 대표로 어깨가 무거웠다"며 "아쉬움과 회한, 통증과 쓰라림도 있었지만 성취와 기쁨이 더 컸던 보람찬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청장은 이날 임기를 끝으로 33년 경찰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윤 청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1987년 경찰대 7기로 진학해 1991년 경위로 임관해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22년 8월, 제23대 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윤 청장은 취임 당시부터 이날까지 지난 2년을 회상하면서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민주적 통제와 중립성 논란, 이태원·오송 참사, 모두가 놀랐던 이상 동기 범죄 발생까지 복잡한 이슈와 쟁점이 쉼 없이 이어졌다"며 "시작 전부터 임기를 채우지 못할 거란 냉소도 있었고, 사퇴설 속에 흔들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경찰이 중심을 잡고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3.14 yooksa@newspim.com |
지난 2년간 경찰관의 처우 개선에 노력하면서 ▲공안직 수준의 기본급 인상 ▲복수 직급제 도입 ▲팀·경정 특진 도입 ▲경무관까지 승진 최저 연수 단축 등 열악한 직급 구조와 승진 체계 개선에서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1000명 이상의 인력을 현장 수사 부서로 재배치하고, 특진 공약과 순직 경찰과 유가족을 위한 '100원의 기적' 캠페인, 현장과 사례 중심의 교육 대 개혁 추진도 성과로 꼽았다.
민생 범죄를 엄단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경제적 살인범죄인 악성 사기, 도박, 마약과의 전쟁에 불퇴전의 각오로 임했다"면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수호한다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조직을 재편하고 하부 조직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찰들의 노고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당부의 말도 전했다. 윤 청장은 "지혜롭고 열정적인 동료 여러분의 모습에서 감동과 경찰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신했다"면서도 "위험한 현장에서 책무를 다하다 희생되신 경찰관,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실 동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미안한 심정이며 희생된 분들의 명복과 부상당하신 분들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역경도 동료 손을 잡고 나아가며 소통한다면 헤쳐 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경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인 만큼 어렵고 힘들어도 낙담하지 말고 경찰의 길을 개척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찰관들의 복지나 범죄 대응 법·제도 개선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윤 청장은 "경찰의 힘은 현장에서 나온다. 경찰관 개개인에 대한 복지, 처우, 노후 경찰 관서, 범죄 대응을 위한 법 제도 등 현장 경찰관들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치안 인프라 확충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후임자인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 "탁월한 업무 역량과 열정을 갖춘 리더이며 존경하는 경찰 동지"라면서 "신임 청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경찰의 멋진 미래를 활짝 열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복을 벗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더라도 평생 간직해 온 조국·정의·명예의 경찰 정신을 잊지 않고, 명실상부 시민 경찰로서 여러분과 늘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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