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바둑 기사 이세돌9단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쉽게 대체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둑 기사 이세돌. [사진= 뉴스핌 DB] |
이세돌은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역사적인 대국을 뒀다. 당시 인공지능은 인간을 앞서지 못한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세돌은 뛰어난 직관과 창의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존경받았다. 하지만 알파고는 인간도 해결하기 어려운 추상적 전략을 통해 바둑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결국 이세돌은 1승 4패만을 거뒀고 지구촌은 첨단 과학기술에 놀랐다. 3년 뒤 그는 2019년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내고 국내 인공지능(AI) '한돌'과 은퇴 대국으로 25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NYT를 통해 이세돌은 "패배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알파고가 이렇게 완벽한 바둑을 둘 줄은 몰랐다. 더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 그래서 은퇴했다"고 전했다. 인간 바둑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극강의 효율성에 의해 밀려난 것이다.
이세돌은 인간이 더 이상 바둑에서 컴퓨터와 경쟁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바둑의 본질을 바꾸었다"며 "인공지능에게 패배하는 것은 마치 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5세에 바둑을 시작해 천부적인 재능으로 한국, 일본, 중국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로 자리잡았다. 12세에 프로가 되었고, 20세엔 최고의 경지인 9단에 올랐다.
이세돌은 인공지능이 일부 직업을 대체할 수 있지만, 새로운 직업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간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했다.
그는 "사람들은 인간의 창의력, 독창성, 혁신에 경외감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AI가 나타난 후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세돌은 후진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바둑대회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바둑 학원, 강연 등을 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알파고 이후 유럽에선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카타고', 중국에선 '절예'를 사용하고 있다. 바둑 국가대표팀 역시 절예와 카타고 등으로 실력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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