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기술 고도화 강조, 금융AI 집중 개발
금융권 최초 인프라 다수, 올해부터 조직 강화
박근영 부사장, 신규진 본부장 등 '키맨' 일선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취임 이후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함영주 회장의 임기 3년차를 맞아 하나금융그룹의 인공지능(AI) 사업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금융AI 선점과 함께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 함 회장의 후속 행보에도 힘을 실어 주겠다는 포석이다.
하나금융은 AI 도입으로 자산관리 시장 확대와 퇴직연금 점유율 상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 금융권 '유일' 또는 '최초' 타이틀을 가진 인프라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경쟁그룹과의 경쟁에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 '리딧(READIT) v3.0'을 금융권 최초로 수출환어음매입 업무에 적용중이라고 4일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이를 통해 비정형화된 수출 서류를 자동으로 분류하고 핵심 정보를 빠르게 추출할 수 있다.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등 내부 업무 효율성 및 편의성 제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은 AI 분야에서 금융권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번 기술을 개발한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역시 2018년 금융권 처음으로 설립된 AI 전문 연구기관으로 현재 그룹 내 AI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DxP)을 마련해 현재까지 다양한 인재를 발굴중이다.
특히 연초 그룹 AI 컨트롤 타워인 'AI데이터본부'를 신설하고 3월에는 '하나금융 AI 윤리강령'을 선보하는 등 올해부터 AI 프로젝트 전반의 초석을 다지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취임부터 '기술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한 함 회장의 임기 3년차를 맞아 AI 관련 성과를 구체화, 연임 등 향후 행보를 지지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AI 전략은 업무효율화(리딧) 외에도 ▲리스크관리 ▲자산관리 ▲고객관리 ▲생성형AI 등 5개 영역에 맞춤형으로 진행중이다.
리스크관리는 신용평가 모형을 자체 개발해 기존 CB사 머신러닝(ML) 모형 대비 높은 정확도와 변별력을 확보했으며 자산관리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수예측 모형,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모형, 상품추천 시스템을 결합해 초개인화 AI 자산관리 플랫폼 '아이웰스(AI Wealth)'를 출시했다.
특히 아이웰스는 출시 1년만에 자산관리 규모 6200억원을 돌파했으며 서비스 정기 구독자 수가 12만명에 육박한다.
또한 2022년 10월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에 AI를 적용한 '하나연금닥터 AI솔루션'을 론칭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총 29.5조)를 달성하고 개인형(IRP), 확정기여형(DC) 모두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 부문에서 주요 시중은행 중 1위(DC 16.15%, IRP 13.93%)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금융권 뿐 모든 산업군에서 화제의 대상인 생성형AI 개발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GPU)를 확보해 설치 완료한 상태다. 직원을 위한 업무·상담지원봇(Bot) 뿐 아니라 대고객 서비스 중인 '하이로보' 등 기존 챗봇 탑재된 알고리즘을 생성형 AI로 고도화 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세부적으로는, 생성형 AI를 통해 '손님케어센터'의 대손님 상담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해 상담사에 제공한다. 기존에는 상담내용을 단순히 저장만 했다면 생성형AI 기술을 활용하면 상담내용의 맥락과 고객의도를 파악, 실시간으로 요약이 가능해 서비스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내부업무용에 있어서는 금융상품, 광고심의규정 등 학습한 생성형AI를 개발해 광고문구 자동 생성 및 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심의 자동화로 광고 적시성이 개선됨에 따라 광고 효율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영 하나금융 디지털총괄 부사장 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왼쪽)와 신규진 하나은행 클라우드 본부장. [사진=하나금융] |
하나금융의 금융AI 사업을 총괄하는 '키맨'은 박근영 디지털총괄부사장이다. 제일은행을 시작으로 1991년 하나금융에 합류한 박 부사장은 하나은행 IT기획부장, 하나·외한은행 IT통합추진부장, 하나은행 ICT 본부장·전문·그룹장 등을 거쳐 2021년부터는 그룹의 IT전문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외환은행 합병 등 하나은행의 주요 M&A 과정에서 IT통합 업무를 전담한 인물로 그룹의 디지털전환과 금융AI 고도화라는 중책을 모두 수행중이다.
실무 전문가로는 신규진 하나은행 클라우드 본부장이 꼽힌다. 삼성SDS, 액센츄어, 한화그룹,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국내외 주요 IT기업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신 본부장은 2022년 하나은행에 합류해 IT 인프라를 총괄하며 프라이빗 및 퍼블릭 클라우드의 도입 및 확산을 담당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기술혁신은 전례 없는 변혁을 일으키며 금융시장의 재편을 촉발시켰다"며 "디지털 금융 선도를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AI를 선정하고 '손님가치제고', '현장중심AI', '자체역량강화' 등을 지향점으로 그룹 성장의 핵심엔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