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냉면 전문점, 냉면 한 그릇 2만원 육박…소비자 부담 가중
CJ·풀무원·오뚜기 등 간편식 냉면 경쟁…GS25도 점보 냉면으로 눈길
간편식 냉면 판매량 매년 고공행진…고물가 속 틈새공략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여름 별미인 냉면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시내 유명 냉면 전문점에서는 냉면 한 그릇당 2만 원에 육박할 정도다.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가운데 식품업체들은 간편식 냉면 등 계절면 카테고리를 늘리며 틈새 공략에 나섰다.
2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외식 냉면의 평균 가격은 1만 1692원으로, 1년 전인 1만923원 대비 6.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시내 유명 냉면 전문점들은 올해 들어 일제히 가격을 올려 부담이 더 커졌다. 현재 을지면옥과 을밀대는 평양냉면 가격으로 각각 1만5000원씩 받고 있다. 우래옥과 봉피양에서는 평양냉면 가격이 각각 1만 6000원이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한 셈이다.
[사진= 풀무원] |
소비자들의 외식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에서는 간편식 냉면 등 여름 계절면 카테고리 확대에 나서 주목된다.
풀무원은 이달 '풀무원 평양냉면'을 전면 리뉴얼해 선보였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냉면 밀키트 제품인 '회냉면'과 '칡냉면'을 새로 출시하며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대표 제품 '동치미 물냉면'의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육수에 동치미 함량을 높이고 볶은 메밀을 활용해 메밀향을 강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뚜기도 최근 여름 냉장면 4종을 리뉴얼 출시했다. 새로 단장한 제품은 '김장 동치미 물냉면', '함흥비빔냉면', '메밀소바', '고기고명 평양물냉면' 등이다. 특히 '고기고명 평양물냉면'은 기존 동치미 육수에서 육향을 담은 평양냉면식 육수로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GS25가 여름을 겨냥해 선보인 '세숫대야물냉면'도 눈길을 끈다. 세숫대야물냉면은 8인분 용량의 초대형 물냉면으로 1.2kg의 냉면사리와 특제 냉면 육수, 냉면 소스, 건조 야채, 냉면 식초 등을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아낸 제품이다.
초대형 콘셉트의 세숫대야물냉면 [사진=GS25] |
식품업계는 올해 선보인 냉면 제품을 놓고 일제히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 구현했다고 강조한다. 고물가 여파로 외식 소비가 줄어든 상황을 틈타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강조한 간편식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냉면 제품은 각사 온라인 채널에서 4인분 기준 1만 원 내외에 판매되고 있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 5000원 상당인 유명 전문점과 비교하면 이른바 가성비가 최대 강점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외식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자칫 냉면도 '피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는 한때 치킨과 함께 배달 메뉴 양대 산맥으로 꼽히며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피자 한 판당 3~4만 원가량인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여파, 그리고 냉동피자의 품질 상향 등이 맞물려 최근에는 사실상 프랜차이즈 전문점 피자가 '냉동피자'에 잠식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9년 900억 원에서 지난해 1685억 원으로 4년 새 90%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냉면 등 계절면 판매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전문점 냉면을 찾는 소비층과 간편식을 구매하는 소비층을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간편식 냉면을 먹고자 하는 수요는 확실히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