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기각 결정
조은석 특검 尹, 28일 오전 9시 출석 통지
尹 측, 조 특검에 "정치적 행보" 비판
이번 주 토요일 尹 출석 시사…"소환 명분 확보"
[서울=뉴스핌] 김지나 백승은 김영은 =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법원이 체포영장 청구를 기각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소환에 응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조은석 특검이 수사 초반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해석이 있다. 반면 무리한 체포영장 청구로 수사에 급제동이 걸렸단 시각도 나온다.
◆ "출석 안 한다"는 내란특검 vs "출석한다"는 尹…28일 출석 소환 명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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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
25일 조은석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된 직후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에 즉각 28일 오전 9시 출석 요구를 통지했다. 윤 전 대통령 측도 입장문을 통해 출석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석 특검팀은 법원의 기각 결정 이후 언론과의 긴급 브리핑을 통해 "법원은 어제 청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피의자가 특검의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이에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면서 "출석 요구에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 소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사 실적 과시를 위한 정치적 행보라고 반발하면서도 특검의 소환엔 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입장문을 통해 "내란 특검팀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 별건·편법 수사, 나아가 수사 실적 과시를 위한 정치적 행보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비판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주 토요일 검찰 출석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체포영장 기각 사유로 피의자가 특검의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응할 것을 밝히고 있단 이유를 든 만큼, 특검 소환에 재차 불응할 경우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은석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내란중요임무종사자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추가 기소에 나섰고 이날 오후 9시 30분경 서울중앙지법은 피고인 김용현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조은석 특검은 수사를 할 때 피의자 신병부터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는 스타일이었다"면서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면 조은석 특검의 성향상 구속 시도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 "특검 무리수" vs "법원, 기계적인 판단" 법조계 해석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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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6.23 photo@newspim.com |
법조계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검이 무리하게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봤다. 체포영장을 청구할 때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는 취지다.
장영수 교수는 "특검에선 공식적으로 소환 통보를 한 적이 없다"라며 "검찰과 (특검은) 별개 기관인데,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으니 특검에도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 예단하고 소환 통보 없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적절치 않다. 이런 점이 법원(의 체포영장 기각) 결정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포영장은 어디까지나 피의자가 소환에 불응할 때 하는 것이지 체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정반대로 법원의 판단이 지나치게 경직적이고 기계적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검·경 개혁소위원회 위원장인 이창민 변호사는 "내란 전반 과정을 보면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에 제때 응한 적이 없고, 응한다고 해도 소환이나 조사에 실질적 답변을 하거나 수사기관에 협조하고 공권력에 협조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데 판사가 기계적으로 안전하게 판단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