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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개입도 안 먹히는 '슈퍼엔저'...연준·BOJ 족쇄 풀려야 반전

기사입력 : 2024년05월02일 11:00

최종수정 : 2024년05월02일 11:00

미일 금리차 줄어야 확실한 엔화 반등 가능
연준, 고금리 장기화 불가피…BOJ 가을은 돼야 인상
2차례 개입 의심…효과 제한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요동치고 있다.

오랜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일찌감치 뚫고 오른 달러/엔 환율은 4월 한 달 동안에만 150엔 초반에서 160엔 사이를 오르내리는 중이다.

환율이 널뛰면서 일본 당국의 잇따른 개입이 촉발됐지만 전문가들은 발이 묶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일본은행(BOJ)의 확실한 정책 반전 없이는 엔저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엔 환율 1년 추이 [사진=야후차트] kwonjiun@newspim.com

◆ 160엔→154엔→157엔 '되돌림'

엔달러 환율은 오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엔을 지난 3월 20일 뚫고 올랐지만, 별다른 당국의 개입 신호 없이 4월에도 오름세를 지속했다.

엔저에 본격 가속도가 붙은 것은 4월 26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종료 이후부터다. 당시 BOJ의 기준 금리 동결 결정은 예상에 부합한 내용이었지만 기대를 모았던 채권 매입 축소 발표가 나오지 않은 게 문제였다.

시장은 BOJ가 채권 매입을 줄이는 양적 긴축을 통해 엔화 가치를 지지해주길 기대했지만 BOJ의 대응이 없자 주말 뒤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60엔까지 치솟았고(엔화 가치 하락),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 의심 정황 속에 당일 오후 환율은 154엔 수준까지 5엔 넘게 순식간에 빠졌다.

당시 일본 당국은 개입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다음날 BOJ 데이터에 따르면 당시 350억달러 정도의 환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입 관련 공식 데이터는 이달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개입 효과도 잠시, 환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158엔 부근까지 향했고 FOMC 직후 엔화는 다시 154엔대로 추락해 추가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OMC가 마무리됐던 1일(현지시각) 뉴욕증시 마감 직후 157.55엔 수준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일시 153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환율은 156엔선으로 되돌아왔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재무성의 답변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고 미 재무부 대변인 역시 노코멘트라며 개입 사실을 확인 못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전문가들은 개입을 의심했다.

배녹번 글로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에) 모두가 놀랐다"면서 "(일본의) 개입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BNY 외환 및 매크로 전략가 존 벨리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서 "유동성이 적었던 시간대였고, FOMC 이후 달러가 약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일본 재무성이 개입한 것 같다"면서 "환율이 (당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개입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개입이 의심됐던 29일에도 일본 금융시장은 히로히토 천황의 탄생일로 휴장한 상황이었다.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자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BOJ '반전' 없이는 엔저 탈출 어려워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통화정책이 당장 반전되기 어려운 상태라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도 쉽사리 뒤집히기 어렵다고 판단 중이다.

지난 3월 BOJ가 2007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지만 엔화는 올해 여전히 달러 대비 10% 정도 하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4월 BOJ가 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매입 축소를 시사하지 않은 점이 엔화 매도 신호로 읽혔고,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계속 후퇴중인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겨 엔화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엔저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엔저는) BOJ의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의 선제 조건으로 제시한 물가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이전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해 사실상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파월 기자회견 후 금융시장은 연준이 오는 11월에나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더욱 강하게 자산 가격에 반영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11월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60%로 반영했고,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53.1%로 인하 확률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또 지난 3월 FOMC 회의에만 해도 연준은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시장 판단은 연내 1차례 인하로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당국이 거듭 개입을 해도 구조적인 (미일 금리차)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환시 변동성은 더 자주 나타날 것이며, 그 여파는 일본을 넘어 전 세계까지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책 전문가들은 BOJ가 엔화 약세를 용인하다가 가을쯤에는 금리를 본격 인상할 것으로 판단 중이다.

하지만 BOJ가 금리를 올린다 해도 (이미 한참 높은 수준의) 주요국 금리를 따라잡기 어렵고, 강력한 미 경제 상황 속에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까지 강화되고 있어 엔저 반등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내총생산(GDP)의 250%가 넘는 막대한 일본의 부채 수준을 감안하면 금리차를 줄이긴 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노무라 외환 전략가 미야이리 유스케는 "거시경제적 여건이 변하지 않는 한 다시 160엔까지 돌아갈 가능성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로드 아벳의 레아 트라우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화가 올해는 특히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따르는 것 같다"면서 "당국 개입 의심 행보가 있었지만 임시방편 같은 개입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BOJ나 미 재무성이 엔저 심화를 막고자 한다면 채권 매입 축소를 신호하거나 금리 인상 행보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치생명 리서치기관 이코노미스트 구마노 히데오는 "장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은 엔화 약세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챈들러는 "일본 당국이 개입을 했는데도 엔저가 잡히지 않는 것이 개입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2일 개입 후에도 엔화가 158엔선으로 되돌아간다면 앞으로 일본 당국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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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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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요 고객, 블랙웰 주문 연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들이 최신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Blackwell)'의 주문을 연기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닷컴의 클라우드 부문, 알파벳의 구글, 메타플랫폼스 등 소위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은 엔비디아 블랙웰 GB200 랙의 일부 주문을 줄였다. 하이퍼 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인포메이션은 이들 기업이 100억 달러어치의 블랙웰 랙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블랙웰 [사진=블룸버그] 이들 기업이 블랙웰 주문을 연기하는 것은 출고 초기 발견된 과열과 작은 결함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포메이션은 일부 고객사들이 차후 버전을 기다리거나 엔비디아의 기존 AI 칩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시설에 최소 5만 개의 블랙웰 칩을 탑재한 AI 가속기 GB200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주문 지연이 발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협력사인 오픈AI는 엔비디아의 기존 세대 칩인 '후퍼(Hooper)'를 탑재한 가속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제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4분기 블랙웰 매출이 기존 목표치를 초과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54분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2.69% 내린 132.25달러를 가리켰다. mj72284@newspim.com 2025-01-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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