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1분기 연체율 코로나 이후 최고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 금리인하 시점도 불투명
자본건전성 관리 비상, 금융권 대책마련 분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연체율이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에 따른 후폭풍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어 금융권 자본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은 0.32%로 전년동기 0.27% 대비 0.05%p, 전분기 0.29% 대비 0.03%p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이 전년말 0.26%에서 0.28%로 높아졌으며 중소기업 연체율 역시 0.37%에서 0.41%로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골목상권의 고통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4.29 peterbreak22@newspim.com |
이른바 '코로나 청구서'가 1분기부터 시작되면서 금융권, 특히 5대 시중은행도 자본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속적인 연체율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홍콩ELS 대규모 손실 등 추가적인 위험요인도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별 1분기 연체율을 살펴보면, NH농협이 0.43%(전분기와 동일)로 가장 높았고 신한 0.32%(+0.06%p), 하나 0.29%(+0.03%p), 우리 0.28%(+0.02%p), KB국민 0.25% 순이었다. 농협을 제외한 모든 은행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한 상태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 역시 농협 039%(+0.02%p), 국민 0.33%(+0.02%p), 신한 0.26%(+0.02%p), 하나 0.24%(-0.02%p), 우리 0.2%(+0.01%p) 등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각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위기관리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한만큼 과도한 위기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업권에서는 가장 주요한 연체 요인인 고금리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연초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이 상반기부터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최근에는 연내 인하 가능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4.04.29 peterbreak22@newspim.com |
이런 국제정세를 반영해 국내 역시 한국은행이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높은 3% 수준을 두달째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부동산PF발 위기론이 여전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해당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농협을 제외한 1분기 4대 시중은행 건설업 연체율은 신한 1.18%(+0.43%p), 하나 1.13%(+0.8%p), 국민 0.41%(+0.14%p), 우리 0.39%(전분기 동일)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연체율은 0.78%로 전분기 0.44% 대비 70%나 급증했다.
이처럼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추가적인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없다면 사실상 적극적인 대응은 어렵다는 게 금융권 반응이다. 총선을 끝낸 정치권이 물가안정에 집중해 골목상권에 부담을 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체율 자체는 대응 가능한 수준이지만 당분간 고금리가 불가피하고 경기반등 조짐도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금융권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민생안정을 위한 대책을 집중적으로 내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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