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료 일당 1심 징역 7~15년 선고...쌍방 항소
"미성년자+보이스피싱, 마약 이용 결합 신종 범죄"
'마약 투약' 국대 출신 프로야구 오재원 첫 재판
경찰, '대리처방'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 내사 착수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이번주 법원에서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이 담긴 음료를 마시게 하고 학부모들을 협박하는 등 이른바 '마약음료 사건'을 벌인 보이스피싱 일당의 항소심 선고가 나온다.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국가대표 출신의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의 첫 재판도 예정돼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강남구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준 뒤 학부모들을 협박한 '마약 음료 사건'의 일당인 길모 씨(왼쪽)와 김모 씨가 4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0 hwang@newspim.com |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일당 항소심 선고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보이스피싱 조직원 길모 씨 등 4명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에 따르면 길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인 이모 씨의 지시를 받고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미성년자들이 투약하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로부터 금품 갈취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길씨는 미성년자 13명에게 해당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주지 않으면 자녀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기소된 박모 씨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은닉하고 길씨에게 이를 수거하도록 한 혐의를, 김모 씨는 '070' 인터넷 전화를 '010' 휴대전화번호로 위장하는 중계기 유심칩 등의 이용 관리와 범죄수익 자금세탁을 담당하기로 공모한 혐의를, 이모 씨는 보이스피싱 모집책으로 활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마약음료를 이용한 이 사건 범행은 영리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이용한 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 마약이 이용된 범죄가 결합된 신종 유형으로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건전한 사회 상식으로는 예상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범행에 관여한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길씨에게 징역 15년, 박씨에게 징역 10년, 김씨에게 징역 8년, 이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 선고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마약투약 혐의를 받는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21 choipix16@newspim.com |
◆'마약 투약' 前 야구 국가대표 오재원 첫 재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오는 5월 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등 혐의를 받는 오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약 1년간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인 9명으로부터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 등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 등을 매수한 혐의와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한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 등도 적용됐다.
앞서 오씨는 경찰에서 한 차례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귀가했다. 이후 경찰은 추가 단서를 확보해 오씨를 체포한 뒤 구속했다.
한편 오씨가 몸담았던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은 자체조사를 통해 소속 야구선수 8명이 과거 오씨에게 수면제를 대리처방 해준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씨에게 수면제를 대리처방 해준 혐의를 받는 두산 베어스 소속 야구선수 8명에 대한 내사(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