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화그룹의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오스탈이 호주와 미국 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스탈은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의 10억 2000만 호주달러(약 8966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 사실을 확인했다.
주당 2.825호주달러의 인수 금액은 당시 주가에 28.4%의 프리미엄을 붙인 제안이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사진=한화] |
한화오션은 투자은행 UBS까지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오스탈은 현 형태로는 호주와 미국 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가 인수 거래 승인 여부에 확실성을 제공할 수 있다면 회사는 추가 협의에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IUS), 미국 국방부 산하 방첩보안국(DCSA) 등으로부터 승인이 필요하다.
오스탈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지 설명하진 않았으나 "호주와 미국 해군의 방위선 설계사이자 건조사인 오스탈의 지위와 방위 계약과 관련된 소유권 조항 등"을 언급했다.
1988년 설립된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선박 및 특수선 설계·건조 업체다. 미국 앨러배마주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해군과 계약을 맺고 연안 전투함(LCS) 등을 생산한다.
오스탈이 미국과 호주 해군 군함을 생산하는 전략적 업체인 만큼 양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인수 승인을 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오스탈이 자국뿐만 아니라 미국 당국으로부터도 승인이 필요하단 점은 미 해군 건조계약 회사란 오스탈의 특수한 역할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호주와 미국이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국 결성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의체) 동맹인 점을 고려하면 미국 기업의 오스탈 인수를 더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계 사모펀드 세베루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알링턴 캐피탈 파트너스 등이 오스탈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호주 기업에 대한 해외 매각 사례는 약 4000여건으로, 미승인 사례는 0.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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