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서구 의무가입 위반 과태료 부과 46건
100채 보증보험 가입 미뤄도 처벌 1회에 그쳐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의무가입 위반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HUG 전세피해지원센터. 2023.02.07 leehs@newspim.com |
12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대규모 전세 사기가 발생했던 서울 강서구에서 지난해 HUG 미가입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46건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서구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건수는 129건으로 서울시에서 가장 많다. 전세 보증사고는 2022년 같은 기간 75건에서 지난해 70% 이상 증가했다. 한달 동안 발생한 보증사고 보다 1년간 부과한 과태료 건수가 더 적다.
HUG '전제금 반환보증 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주고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HUG엔 임차인이 가입하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외에도 임대사업자가 의무 가입하는 '임대보증보험'이 있다.
법 개정으로 2020년 8월 모든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하면서 과태료로 3000만원 이하를 부과하고 있지만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법의 과태료 부과 기준이 부동산 갯수가 아닌 소유권자 수에 맞춰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100채를 보유한 집주인이 보증보험 가입을 한 집도 하지않아도 과태료 처분은 100번이 아니라, 집주인 한 명에게 딱 한 번 내려진다.
이철빈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집주인이 가입을 미루거나 HUG 가입비 납부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아, 세입자가 할 수 없이 이를 모두 부담하는 사례도 있다"며 "이러한 집주인들에게 높은 과태료를 물게 하거나 임대사업자 지위를 영구 박탈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대보증보험에선 임대인이 가입비의 75%를 부담해야 한다. 해당 보험의 가입비 총액은 최소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증보험 가입 시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가입비가 크다 보니 가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증료 부담을 집주인과 세입자가 50대 50으로 하는 등 조율이 필요하다"며 "집을 1채만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가입을 의무화하는 등 모든 전세 물권에 대한 전세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HUG 관계자는 "HUG는 보증기관으 보증이 적절한 지 여부를 판단 하는 곳"이라며 "임대사업자가 적정한 자격을 가졌고 가입비 미이행 등 해당 사안에 대한 제재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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