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신년 기자간담회
"예측 불가능한 약가제도 개선해야"
"감기약 대란, 있어서는 안 될 일"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노연홍 한국제악바이오협회 회장이 30일 "블록버스터 신약 창출을 위해 혁신적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제안했다.
노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력과 연구 역량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한계로 인해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돼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3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연홍 협회장이 혁신 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4.01.30 sykim@newspim.com |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주도적·안정적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하고 '한국형 ARPA-H'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 비중을 높이고 후기 임상(2·3상)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는 법에 근거한 것이 아닌 '대통령령 훈령'에 따라 구성된 조직으로 업계 안팎에선 의결 권한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작년 말 혁신위 1차 회의 안건에 법을 개정해 조직의 법적 지위를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그러한 작업들이 올해 신속하게 추진되면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회장은 최근 발생한 '감기약 대란' 등 의약품 품절 사태와 관련해 "가능하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라며 "원료의약품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는 유통상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의약품의 공급이 정부에서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산업체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괴리가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해 품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약갸제도 개선 문제도 과제로 꼽았다.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정부의 산업육성기조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약가제도와 불안정한 필수 원료의약품 공급체계로 산업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필수의약품과 원료의약품에 대한 국내 생산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보험 약가 제도가 좀 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얘기하기 어렵다는 게 경제적 상식"이라며 "여러 산업적인 정책 지원도중요하지만 좀 더 예측 가능한 약가 정책을 시행할 때 제약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세계 6대 강국을 만들 때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0일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4.01.30 sykim@newspim.com |
이날 간담회에서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AI 신약개발에 투입될 인력이 부족한 문제도 거론됐다.
노 회장은 "세계 6위로 평가되는 AI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신약개발 가속화를 위한 보건 의료데이터와 수집-결합-제공시스템 등 산업계가 공동 활용할 AI 신약 개발 인프라가 미흡하다"며 "기술 혁신을 위해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 등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AI 기술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도 AI신약융합연구원을 설립해 AI 신약개발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오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 회장은 "인력 개발을 고도화하기 위한 작업을 내부적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최근 AI 분야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70%까지 올라갔다는 보고서를 봤다. 우리나라에도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정원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해외 시장 진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제도적 지원책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우수한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역량을 갖고 있지만 인도와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고, 높은 인허가 장벽과 초기 비용 등으로 인해 수출 지역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 주도의 GMP 상호인정협정(MRA) 체결을 확대하고 R2R 협력을 강화해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노 회장은 올해를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향한 혁신역량 강화의 해로 만들어나가겠다"며 "AI 활용 등 융복합 혁신과 과감한 R&D,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신약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품진관리 시스템 구축과 의약품 공급망 강화,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도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