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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이 나빠도 괜찮다"…트럼프 열풍, 이번엔 다르다

기사입력 : 2024년01월29일 16:38

최종수정 : 2024년01월29일 22:02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트럼프의 도덕성 따윈 중요하지 않다. 그가 아무리 나쁜 인간이더라도 나는 이번에 트럼프가 당선되기를 바란다."

40년 뉴요커로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온 A의 이 한마디는 솔직히 의외였다.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뽑았다는 A는 여전히 트럼프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그에게 표를 주겠다고 했다. 어떤 면에서도  트럼피(트럼프의 지지자)로 보이지 않는 그는 트럼프가 1·6 의회 폭동을 주도했든 말든 상관 없다고 한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결혼 전 인도식 이름을 언급하며 인종차별적 공격을 주저하지 않고, 지금은 경선을 포기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이름도 우스꽝스럽게 바꿔 부르는 그의 인성도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다.

무엇이 A를 이렇게 바꿨을까? 그는 미국의, 민주당의 오지랖에 질려버렸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지하는 자유와 수용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A는 비난한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안전하기를 바라지만 더 이상 미국이 전쟁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자를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y)인 뉴욕시가 텍사스주에서 보낸 이민자로 넘쳐나는 모습이나,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고도 자신이 여성이라고 주장하면 남성이 여자 화장실을 쓸 수 있다는 개념 등을 바이든 행정부를 비롯한 민주당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A는 "너무 나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자신도 히스패닉계 이민자인 A는 "이제 제발 국경을 닫았으면 좋겠다"고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1.27 mj72284@newspim.com

A만 이 같은 변화를 겪은 것은 아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경선을 치른 뉴햄프셔주에 거주하는 미란다 블레어 씨는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쓰고 영하의 날씨 속에서 트럼프의 유세를 듣기 위해 줄을 섰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뽑은 그는 2016년 선거에서는 누구에게도 표를 주지 않았다. 당시 블레어 씨는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가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겼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뽑고 싶지도 않았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속한 높은 인플레이션도 적지 않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변심으로 이어졌다. 블레어 씨는 "몇 년 전 도널드 트럼프 임기 중 나는 먹을 것을 살 수 있었고 내 딸들을 스키장에 데려갈 수 있었으며 우리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주력 어젠다에서 소외됐던 '저소득, 블루칼라, 저학력, 백인'으로 대략 규정됐던 트럼프 지지 세력은 바이든 임기 중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빠르고 깊게 확대했다. 유색인종의 지지율 상승이 대표적인 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컬리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대선 격전지 6곳의 흑인 유권자 2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71%였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91%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단 8%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뽑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율을 얻어 37%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을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의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28%, 2020년 36%를 기록한 바 있다.

민주당 우세 지역인 뉴욕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일찌감치 감지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늘어난 노숙자와 그로 인해 지저분해진 도시 환경, 범죄 증가 등으로 뉴욕에선 "줄리아니가 그립다"는 목소리는 최근 몇 년간 빈번히 들렸다. 루디 줄리아니는 전 뉴욕시장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2020년 미국 대선 개표조작설을 퍼뜨려 최근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파산보호를 신청한 인물이다. 적지 않은 뉴요커들은 "공화당이 다시 집권해 도시를 한 번 싹 청소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2016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클린턴 전 장관을 제치고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잠시의 '트럼프 현상'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2020년 바이든의 승리는 의회 소요와 팬데믹으로 이러한 변화를 고작 4년간 쉬어간 것 뿐이다. 그토록 뜨겁게 트럼프를 막고자 했던 열기는 이제 미지근해 졌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그대로이고 미국이 달라졌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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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피해자 몰려 혼잡한 티몬 사옥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저게 무슨 말이에요? 그래서 대기하라는 거예요, QR로 하라는 거예요?" 26일 위메프에 이어 티몬이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하자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으로 몰리면서 현장이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티몬 환불 소식에 피해자가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환불 절차가 혼선을 빚어 피해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오전 9시경 현장은 QR과 현장 대기, 번호표를 받으려는 피해자로 뒤섞여 혼잡했다. 티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한 손에 수기로 작성한 종이를 가득 들고 "1808번부터는 수기 말고 QR로 접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피해자들은 '몇 번부터라는 것이냐', '앞 번호는 처리되고 있는 거냐'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인원이 매우 많아 마이크도 없는 직원 목소리는 뒤까지 들리지도 않았다. 뒤에 선 사람들은 서로 앞 사람에게 "안 들린다, 뭐라고 말하고 있느냐", "그래서 QR이란 거냐, 대기하란 거냐"는 등 물어보기도 했다. 상황을 파악한 피해자들도 현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현장을 벗어나면 환불을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새벽부터 대기 중이라는 박 모(52) 씨는 기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오전 8시에는 수기로 쓰랬다가 지금은 또 QR로 한댔다가 그러고 있다"며 "앞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직원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기 접수를 했지만 여기 있다가 돈을 받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현장에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대기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현재 새벽 3시 피해자 기준 1070번대 대기표, 아침 7시 기준 1551번대 대기표를 받은 상황이다. 1070번 피해자 A 씨는 "새벽부터 올라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고, 1551번대 대학생 피해자 B 씨 또한 손에 수기표를 꼭 쥔 채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현장 피해자들에 따르면 새벽부터 대기한 400번대 피해자들이 사옥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류광진 대표는 현장에 나와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순차적으로 해결해 드리려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정산 지연 또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위메프에서는 류화현 대표가 현장을 직접 통제하며 소비자의 빠른 환불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집계됐다. 위메프가 환불을 일사불란하게 진행하면서 화가 난 티몬 고객들은 전날 사옥 내부 진입을 강행해 사옥을 점거한 후 농성을 벌였다. 이후 티몬이 현장 환불을 진행하는 사실이 전해지자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mkyo@newspim.com 2024-07-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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